리비아 교민 철수 '속도'...정부 '늦장 대처' 지적 여전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1.02.25 16:41
글자크기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유혈사태로 확산되면서 우리 국민 철수도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이집트항공 전세기에 이어 26일에는 대한항공 전세기가 리비아에 도착해 트리폴리 지역의 한국인 절반 정도를 철수시킬 예정이다. 다만 정부의 늦장 대처로 전세기 투입이 지연되면서 교민들의 안전 대책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전세기 속속 도착...한국인 절반 탈출=외교통상부 등 정부당국에 따르면 리비아 트리폴리 지역의 교민들과 한국인 근로자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이집항공 전세기가 25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오전 4시30분) 우려곡절 끝에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했다. 이집트항공 전세기는 트리폴리 공항에서 출국 수속이 마무리되는 대로 카이로로 돌아올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항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현재 공항이 정상 가동되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입국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이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전세기 역시 당초 예정시간인 이날 오전 12시 20분보다 1시간 정도 빠른 11시 5분쯤에 로마공항에 도착했다. 대항항공 전세기는 곧바로 리비아로 출발할 예정이며 26일 새벽 1시쯤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전세기는 곧바로 330여 명의 우리 근로자와 교민을 태우고 바로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26일 오전까지 트리폴리 지역에서 철수를 희망하는 교민과 근로자 등 우리 국민 대부분이 리비아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리폴리 지역의 교민과 근로자는 약 1050명으로 이 중 전세기 탑승 신청자는 560명 정도다. 정부는 나머지 500여 명은 철수 규모 등을 파악해 추가로 전세기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교민들의 추가 탈출 규모를 파악해 이집트항공 전세기와 선박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늦장 대처로 화 키웠다"=하지만 정부의 늦장 대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세기 투입 결정이 늦어지면서 교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아 현지에서는 한국의 이집트항공과 국내 항공사의 전세기 투입 시기가 다른 국가에 비해 늦어지면서 그 만큼 교민들과 현지 근로자 탈출도 지연됐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미 유럽국가는 물론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전세기에 이어 군용 수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철수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해당 국가의 교민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상당수가 탈출한 상태다.

이집트항공의 전세기가 현지 공항사정으로 출발이 하루 정도 지연되면서 교민 안전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당초 리비아 사태에 안이하게 대처해 교민 철수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국내 국적기 투입을 고려하지 않다 뒤늦게 국적기를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부는 당초 이집트항공의 전세기를 추가로 투입하면 교민 철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어느 정도 확산될 지, 교민들의 철수 규모가 어느 정도 인지 등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서 선듯 전세기 투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여기에 항공기 등 운송수단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도 전세기 투입의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