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조정이냐, 휴식이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2.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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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총, 잡스 참석여부도 관심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경험한 현재, 지칠 줄 모르고 올라왔던 뉴욕 증시의 질주가 일단 멈췄다는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침체장의 시작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공감한다.

◆"잠시 쉬는 것일 뿐..매수 계속해야"
S&P의 주식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혁명적 발상: 패닉에서 수익 얻기'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했다. 그는 "뉴욕 증시가 중동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한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 하락은 오래 기다려온 조정이지 새로운 침체장의 시작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조정이라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수석 기술적 분석가인 카터 워스는 “시장은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이라며 “3~5주 가량 쉬면서 상승세를 다지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조정을 받지 않고) 횡보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며 “S&P500 지수는 현 수준에서 +/- 3% 수준인 1315에서 1360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워스는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됐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설사 유가가 더 오른다 해도 시장은 하락보다는 횡보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S&P500 지수는 지난 6개월간 27% 올랐다.

워스는 “증시가 지난해 11월에 크게 떨어진 다음 지금까지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온 것처럼 이번에도 잠시 쉰 다음 증시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셰퍼스 투자 리서치의 수석 기술적 분석가인 라이언 데트릭 역시 큰 조정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약세로 인한 S&P500 지수의 바닥은 지난달 말 고점이었던 1300”이라며 “아주 작은 뒷걸음질 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 모멘텀 약화되고 있다..신중해야

반면 CNBC의 ‘패스트머니’ 출연자인 조 테라노바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매도세는 이전과 달랐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본다고 밝혔다.

그는 “올들어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세로 돌려놓거나 낙폭을 크게 줄였지만 22일에는 이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증시를 끌어올렸던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아울러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많이 샀던 애플과 구리, 곡물 가격이 모두 떨어졌다며 “이미 리스크는 현실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CNBC 방송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 역시 "22일 증시 움직임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4달러가 되는 것이 강세장의 아킬레스건"이라며 "따라서 지금은 매수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22일에는 시장의 두려움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 VIX가 폭등했다. 하지만 VIX의 상승으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속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스터틀랜드 볼러틸러티 그룹의 트레이더인 댄 데밍은 “하루 변동으로 추세를 판단할 수는 없다”며 “이집트 반정부 시위 때도 VIX가 급등한 적이 있지만 곧 평상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애플 주주총회에 쏠리는 눈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리비아 사태에 따라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에 1월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나오고 오후 1시30분에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경제 전망에 대해 연설한다. 오후 12시30부에는 캔사스 연은 총재인 토마스 호니그가 금융과 주택시장과 관련해 발언한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휴렛팩커드는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5.6% 급락했다. 23일 개장 전에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와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용품 소매업체인 로웨, 의류업체 리미티드 브랜즈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시간으로 오전 10시, 뉴욕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열리는 애플의 주주총회도 관심사다.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참석할지도 주목을 끌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잡스 이후의 후계구도와 이사 선임방식 변경안 처리 결과도 중요하다. 애플은 잡스의 '6주일 시한부설'이 제기된 이후 지난 22일까지 3거래일 동안 6.7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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