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대국민 연설 "순교자로서 최후 맞을것"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김성휘 기자 2011.02.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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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국가지도자인 무아마르 카다피(사진)가 22일(현지시간) 자신은 리비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시위대와 싸우다가 순교자로서 죽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카다피, 대국민 연설 "순교자로서 최후 맞을것"


카다피는 현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23일 새벽 1시)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내일(23일)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하겠다"며 "경찰과 군대가 질서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미군의 폭격을 맞았던 옛 관저를 배경으로 마련된 연단에 선 카다피는 특유의 과장된 몸짓과 장광설을 이번에도 선보였다. 그는 한 시간 넘게 이어진 연설 내내 미국을 강력 비난하면서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색 긴 옷차림에 터번을 두른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 리비아를 떠나지 않겠다며 "조국에서 순교자로 죽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리비아는 나와 내 형제들의 나라"라며 "우리의 피로 리비아를 번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위대를 쥐에 비유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 이들로부터 거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은 물론 반정 세력에 대한 친정부 맞불 시위를 촉구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이용당하고 있고 시위 주동세력은 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NN은 소수의 외부 세력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독재권력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카다피가 반정부 시위에 무력진압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확인하자 유혈사태 불안이 고조돼 뉴욕 증시 등 국제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비난도 강도가 높아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리비아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력적인 탄압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유엔(UN) 회원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카다피의 TV연설에 대해 "정말로 소름끼친다"고 비난하며 폭력을 중단치 않을 경우 국제적 제재를 지지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연맹은 리비아의 시위대 무력진압을 강하게 비난하고 유혈사태가 계속될 경우 리비아의 아랍연맹 회의 참석도 거부하기로 했다.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민주적 변화를 요구하는 리비아 국민들의 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며 인도주의적 지원 인력의 리비아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다피의 차남이자 후계자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22일(현지시간) 밤 트리폴리에서 또 TV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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