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수천억 우발채무 주장에 해외영업 차질"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2.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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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대외신인도 하락…"근거없는 소문, 경쟁사에 악용될 소지 많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인수를 위한 실사중 수천억원의 우발채무를 발견했다는 현대자동차 (244,000원 ▼3,000 -1.21%)그룹의 주장이 자칫 현대건설의 해외영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위나 배경과 상관없이 이번 우발채무 논란이 현대건설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21일 "현대차그룹이 수천억원의 우발채무를 추정한 것은 사업기간이 긴 건설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즉 초기 현장의 경우 원가율이 100%를 넘을 수 있지만 이는 장시간이 소요되는 건설공사 특성상 신공법 적용 등을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가율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26억 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 초대형 가스 처리시설 프로젝트를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 전세계 발주처와 건설업계로부터 주목을 받는 등 수많은 전인미답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발주처로부터 특별 보너스를 받는 것은 물론, 추가 공사 발주시 초청도 이어졌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 실사단이 보수적으로 원가율을 산정한 것은 무리함이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지적이다. 현대건설 한 임원은 "건설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3년 내외의 장기 프로젝트여서 원가율이나 부실 규모를 다르게 산정해야 함에도 제조업 시각에서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현대건설은 또 타사에 비해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적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도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지난해 손실을 대폭 반영해 우발채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과 PF 지급보증은 1900가구, 1조7600억원이며 2010년 4분기에 판관비 대손상각비 98억원, 영업외 잡손실 286억원, 영업외 대손상각비 555억원 등을 반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발채무 논란은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려 해외공사 수주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해외건설시장에서 이같은 근거없는 소문은 경쟁사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높다"며 "더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IBK투자증권 윤진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 적정가치는 영업가치 8조2000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가치(2조원)를 포함한 자산가치 3조5000억원을 합산한 11조8000억원에 달해 우발채무 8000억원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적정가치 대비 6.8%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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