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작아야 좋다? 커야 좋다? 크기전쟁 '점화'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1.02.2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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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콤 계열 태블릿PC는 사양 큰 차이없어...화면크기가 소비 변수로 떠오를듯

17.78㎝(7인치) '갤럭시탭'과 24.63㎝(9.7인치) '아이패드'로 대별되던 태블릿PC의 화면크기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계기로 22.6㎝(8.9인치) 25.65㎝(10.1인치) 등이 가세하면서 다양화되고 있다. 7인치에 이어 10.1인치를 내놓은 삼성전자 (78,000원 ▲500 +0.65%)는 8.9인치 태블릿PC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LG전자 (91,500원 ▼1,400 -1.51%)는 이미 8.9인치 태블릿PC '옵티머스패드'를 선보였다.
 
이처럼 태블릿PC의 화면크기가 다양화되는 것은 구글의 태블릿PC 전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허니콤(3.0) 때문이다. 기존 안드로이드 '2.x' 버전과 달리 허니콤은 7인치 이상 화면을 지원한다. 그러나 허니콤을 탑재한 태블릿PC는 OS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거의 비슷해서 제품기능에서 차별성이 거의 없다는 게 맹점이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제조사들은 화면크기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화면크기가 태블릿PC의 시장판도를 가늠할 결정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업계는 8.9인치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인치와 10.1인치의 중간이라서 애매할 수도 있지만 휴대하기 좋고 작업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는 사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8.9인치를 메인스트림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힌 마창민 LG전자 상무는 "8.9인치는 휴대성과 생산성을 고려할 때 최적화된 크기"라고 강조했다.
 
구글 역시 허니콤을 탑재하는 제조사들에 8.9인치의 화면크기를 요청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이같은 요구를 반영해 8.9인치 '갤럭시탭'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허니콤'을 탑재한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허니콤'을 탑재한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그러나 이번 MWC에서 주류는 '아이패드'의 9.7인치와 비슷한 크기인 10.1인치였다. 7인치의 대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내놓은 10.1인치 '갤럭시탭 10.1'이 대표적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탭' 7인치는 휴대성을 강조한 태블릿PC고 10.1은 화면을 확대해 가독성(readability)과 가시성(visibility)을 강조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 역시 삼성전자와 같은 크기의 10.1인치 태블릿PC '줌'을 내놨다. 도시바와 에이서도 10.1인치 제품을 선보였다. 반면 HTC는 허니콤이 아닌 진저브래드(2.4)를 탑재한 7인치 태블릿PC 'HTC플라이어'를 내놓으며 다른 길을 걸었다.
 
관련업계는 앞으로 어떤 화면크기의 태블릿PC가 경쟁에서 승리할지 예단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보험설계사들의 경우는 휴대하기 간편한 7인치 수요가 많을 수 있고, 교육용시장에서는 10.1인치 제품 수요가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화면크기의 태블릿PC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만큼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방증일 수 있다.
 
결국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특정 크기의 제품이 주류가 되거나 혹은 소멸되는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OS나 AP가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PC시장과 같은 상황이 됐다"며 "화면크기, 디자인과 무게 같은 하드웨어적 요소나 콘텐츠 등에서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화면크기가 다양화되면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개발자들은 '아이패드' 개발자들과 달리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개발자는 "각각의 화면크기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므로 기술이나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모든 태블릿PC를 구해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각각의 단말기에 테스트해볼 수 없는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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