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5.5억 '헐값 매각'…왜?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1.02.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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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의 클릭!e세상]적자의 늪…베일 속 인터넷팩토리에 매각

디시인사이드 5.5억 '헐값 매각'…왜?


"디시인사이드의 매각금액이 5억5000만원?"

지난 14일 디시인사이드가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올렸습니다.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5억5000만원에 운영권 일체를 인터넷팩토리로 매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몸값'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의 최근 경영상황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2009년까지의 상황만 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디시인사이드는 최근 적자에 시달리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지난 2009년 디시인사이드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디시인사이드는 매출액 201억원에 영업손실이 약 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손실도 28억원에 이릅니다. 2008년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매출액 479억원에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14억원, 44억원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던 회사가 적자로 돌아선 것입니다.

2008년은 공교롭게 디시인사이드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해입니다. 2008년 말 디시인사이드(당시 디지털인사이드)는 '무자본 인수' 논란에 휩싸입니다. 김유식 대표가 사채업자와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지분을 인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관련해 김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았고,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상처는 컸습니다.



회사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해도 디시인사이의 매각금액이 상당히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또 디시인사이드를 인수하기로 한 인터넷팩토리라는 회사도 베일에 가려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는 인터넷팩토리에 대해 "한 자산가가 설립한 회사"라고 설명했지만, 통상적인 인수합병(M&A)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감안했을 때도 '헐값 논란'은 이어질 듯합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 1999년 PC통신에서 출발해 2000년 본격적인 창업이 이뤄진 곳입니다. 이후 다양한 패러디 등으로 인터넷 트렌드를 주도해왔습니다. 아직까지도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의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의 반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디시인사이드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입니다. '디시 폐인'들의 눈길은 오는 24일 디시인사이드 주주총회로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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