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다우지수를 떠받쳤던 엑손 모밀을 비롯한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주가 이날은 반대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엑손 모빌이 2.3%, 셰브론이 0.6% 하락했다. 엑손 모빌의 에너지 재고 가운데 원유 비중이 줄고 천연가스 비중이 줄었다는 소식이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해석을 낳았던 것이 악재였다.
◆1월 소매판매 기대 이하..일종의 쇼크
키 프라이빗 뱅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브루스 맥케인도 “1월 소매판매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겐 약간의 충격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맥케인은 “최근 소득에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이 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듯한 신호가 나타났다”며 “대표적인 예가 의료비로 소비자들은 가능한 치료를 늦추거나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소비자들이 예산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며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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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입물가 큰 폭 상승..인플레 우려
둘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을 촉발했다는 시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대표적이다. WSJ는 시황 제목 자체를 “인플레이션 걱정이 다우지수를 41.55포인트 떨어뜨렸다”고 뽑았다.
WSJ는 1월 수입물가가 1.5% 상승한데 대해 “에너지와 식료품, 산업 공급물자 중심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뛰었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데 대해 “2월에도 뉴욕 제조업 활동이 확장세를 계속하면서 물가 압박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포트 피트 캐피탈 그룹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찰리 스미스는 “수입물가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관심을 끌었다”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2분기와 3분기에 기업 마진을 갉아먹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애디슨 캐피탈의 사장인 마이클 처치는 “확실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입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로 2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영란은행 목표치인 2%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로 시장 예상보다는 낮은 것으로 발표돼 아시아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
◆0.5%도 안 되는 하락, 별 의미 없다
마지막으로 이날 조정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0.5%도 안 되는 하락률은 증시가 잠시 쉬고 있다는 뜻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CIO 헤네시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닐 헤네시는 “전반적인 시장은 상당히 건전한 상태”라며 “올해 6% 가량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며 다우지수는 1만30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G.에드워즈의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인 스튜어트 프리먼은 “오늘 약간의 조정이 있었지만 고점에서 조금 내려온 것일 뿐”이라며 “증시가 최근 몇 주일간 쉼없이 달려온 것을 감안하면 0.5% 미만의 하락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린드-월독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필립 스트리블은 “시장 주변에 돈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주가 약세는 여전히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매달 600억달러씩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A.G. 에드워즈의 프리먼은 “FRB가 국채 매입을 통해 푸는 돈이 일부는 (소비를 통해) 경제에, 일부는 주식시장에, 일부는 원자재시장에 스며들 수밖에 없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떠받치는 튼튼한 지지대가 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날 국채 가격은 강세를 보이며 수익률이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6%로 낮아졌고 2년물 국채수익률은 0.82%,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4.66%로 각각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