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옷값 시대는 갔다'... 올봄 옷값 10% 오른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2.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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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화 가격 전년비 2배이상 급등, 업체 공장 옮기는 등 부심

싼 옷값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난 10년간 해외 저가 노동력을 기반으로 낮은 가격을 기록했던 옷값이었다. 경기침체 동안에도 소매업자와 의류 제조업체들은 옷값을 줄이기 위해 장식을 줄이고 섬유 성분을 조정할 뿐 옷값을 올릴 생각조차 못했지만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싼 옷값 시대는 갔다'... 올봄 옷값 10% 오른다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수요 급등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 노동비용 상승 등에 결국 의류 제조업체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



◇면화, 작년대비 2배이상 증가=옷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면화다. 면화값은 작년 대비 벌써 2배이상 상승해 사상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면화자문위원회에 따르면 면화 가격은 지난 11일 파운드당 1.9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년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한 가격으로 미 남북전쟁 당시 가격인 1.89달러를 뛰어넘는 가격 수준이다. 물론 인플레를 고려하면 당시 1.89달러는 오늘날의 41.63달러에 해당하기는 한다.



또 면화 대체제에 대한 수요 증가로 합성섬유 가격도 50% 상승한 상태다.

이에 따라 봄시즌이 시작되는 이달말과 3월초부터 의류가격이 10%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래트직 리소스 그룹의 버트 플리킹어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큰폭의 옷값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브룩스 브러더스의 링클프리 남성용 셔츠의 신제품 가격은 88달러로 79.50달러에서 올랐다. 리바이스, 랭글러 등 청바지 업체를 비롯해 JC페니 나이키 등도 제품 인상계획을 갖고 있다.


노스페이스, 노티카, 청바지 브랜드 랭글러와 리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VF 콥의 에릭 와이즈먼 회장도 지난해 11월 “우리도 각 개별 브랜드별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바지 가격의 절반은 면화 가격이 좌우하기 때문에 매출 3분의 1을 청바지 판매로 충당하는 VF에게 면화가격 인상은 큰 타격이다.

앨릭스파트너스의 소매 담당이사인 데이비드 바석은 “수년간 디플레이션을 겪어온 소비자에게 의류 가격 인상은 충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화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은 2010년8월부터다. 중국 미국 파키스탄 호주 등 주요 생산국가의 기후 악화로 경작량이 급감하자 면화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중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 면화 수출국가인 인도의 수출 제한은 면화 부족현상을 더욱 심화시켰고 엎친데 덥친 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면서 전세계 면화 수요는 더욱 늘어 면화가격은 쉴틈없이 치솟았다.

◇원가부담.. 중국제조업체들도 휴업 늘어=면화 가격이 이렇게 오르자 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의복 생산가격중 원자재의 비중은 25~50%, 노동비용의 비중은 20~40%를 차지하는데 중국의 많은 제조공장들이 문을 일시적으로 닫고 있다.

업체들이 더 싼값의 인건비를 찾아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면화 사용을 줄이고 합성섬유 비중을 늘리는 한편 장식 배제, 염색 횟수 감소 등으로 옷값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자영업체들은 원자재 구매에 더욱 취약한 모습이다. 하지만 월마트 등도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월마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듀크는 “앞으로 의류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면화 가격이 오르면 이는 자동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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