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실리도 없지 않다. IB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현대그룹은 상당히 좋은 고객이다. 그만큼 재무적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그런 현대그룹과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패배했지만 패배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 한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잇따라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던 대한전선 (19,300원 ▼380 -1.93%)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두 차례 연속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전례도 흔치 않았고, 실패할 가능성도 높았다. 그 두 번의 자금조달을 모두 동양종금증권이 주관을 했다.
그는 "3000~5000억 자기자본 확충하고 차입금융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동양종금에 구조조정을 맡길 의사가 있는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대한전선 측도 같은 생각이어서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할 수 있었다.
김병철 본부장은 "대한전선을 보고 있는 데 대한해운이 터졌다"며 "IB입장에서 대한해운에 대해 어떤 구조조정을 제안했어야 했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한해운은 얼마 전 과도한 선박용선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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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올해 계획 쪽으로 옮겼다. 동양종금증권은 그동안 '채권자본시장(DCM)의 명가'로 불려왔다고 말을 꺼내자 김 본부장은 "반대로 얘기하면 다른 부분은 약하다는 의미"라고 되받았다. 오히려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김 본부장은 "DCM이냐 주식자본시장(ECM)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각각의 고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서 해답을 주고 맞춤형 솔루션을 주는 것이 IB가 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점을 쌓아온 DCM 거래를 통해 고객의 수요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솔루션을 내놓을 것"이라며 "고객을 직접 만나는 커버리지 본부에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안하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B로 발돋움하기 위해 해외 딜도 강화할 예정이다. 캄보디아에 현지 증권사를 설립, 국영기업 3개 IPO 주간사를 정부와 협의 중이다. 캄보디아 거래소는 올 7월에 개장할 예정이라 현지법인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놨다.
김본부장은 "올해는 기업들이 그 동안 미뤄왔던 설비투자(CAPEX)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형태의 ECM딜과 M&A딜이 많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M&A 매물이 차례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어느 증권사보다도 M&A 인수금융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동양종금에게 대규모 M&A는 다양한 형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병철 동양종금증권 IB본부장 약력
-1962년 경북 출생
-대건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동양종금증권 채권부, 금융상품운용팀 팀장
-동양종금증권 GIM(Global IB & Markets) 담당임원
-현 동양종금증권 IB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