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으로 새 1만원권이 부족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1.02.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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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직전이면 각 은행 지점마다 신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다. 가장 부족한 것은 1만 원짜리라고 한다. 세뱃돈의 대명사이니만큼 빳빳한 새 돈에 대한 수요가 딸리는 탓이다.

그러나 설 등 명절이라 신권 수요가 많아진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새로 신권을 발행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신권은 한은이 조폐공사에 연간으로 발주한 물량만큼이 찍힌다. 이 물량은 한국은행이 전년도 폐기 량과 수요, 경제 동향 등을 살펴 정해진다.



1만원과 5만원, 1000원 등 권별로 어느 정도를 찍을 것인지도 함께 결정된다. 현재 유통되는 지폐 중 5만원권은 46%, 1만원권은 48%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새로 신권을 발행할 때도 이 비율을 감안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통비중과 총 금액 등을 감안해 얼마만큼씩의 신권을 발행할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권 수요가 많아지는 설 연휴 무렵이다. 모두들 빳빳한 1만원권을 원하지만 분량은 한정돼 있다. 새로 돈을 발행하려면 제조비용이 들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무작정 신권을 내놓을 수 없다.



지금 유통되는 1만원권은 지난 2007년 발행된 것으로 아직 깨끗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오히려 1000원권은 손상된 것이 많은데 회수가 더디고 '새' 1만원권에 대한 수요만 많으니 골머리라는 얘기다.

5만원권이 새로 도입된 것도 신권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뱃돈은 주로 1만원권이 쓰이지만 한은은 시중 유통 비중에 맞춰 신권 1만원권과 신권 5만원권을 골고루 유통시키므로 신권 수요가 많은 설에는 1만원권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한편, 설을 앞둔 시점에는 은행들도 신권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한은은 매년 발행할 신권 총 한도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각 은행별로 배분하는데 서울은 연초에 한번, 지방은 상·하반기로 나눠 할당량이 통보된다. 할당량은 평소 해당 은행이 얼마나 화폐를 가져갔는지, 손상된 지폐를 얼마나 교환해갔는지 등에 따라 정해진다.


1000원, 5000원권은 훼손된 것에 비해 회수가 잘 안 되는 만큼 이들 권종을 많이 교환할수록 가산점을 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이 이렇게 통보된 분량을 알아서 신권 수요가 많은 시기에 따라 적절히 배분한다"며 "설을 앞두고 풀린 자금은 통상 3개월 내에 다시 환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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