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집트 사태에 노심초사…왜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02.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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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 우방 무바라크 정권 향방에 관심, 美 향해 강경발언

▲1979년 3월 (왼쪽부터)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당시 대통령, 지미 카터 미 대통령,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평화협정과 관련 회견하고 있다.ⓒ사진=이스라엘 정부 공보국▲1979년 3월 (왼쪽부터)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당시 대통령, 지미 카터 미 대통령,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평화협정과 관련 회견하고 있다.ⓒ사진=이스라엘 정부 공보국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촉각이 곤두선 국가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권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가까웠다. 이집트가 중동의 안전판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집트가 이스라엘에게 지역 최대의 우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1일 무바라크가 퇴진하면 이스라엘은 최대 우방을 잃고 그 비난의 대부분을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는 이스라엘 지도층의 강경 발언을 소개하며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포스트 무바라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 이스라엘 정가를 흔들었다. 또 이집트 정권 교체시 가장 유력한 야당세력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무슬림 형제단(MB)이 거론되면서 이스라엘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지는 양상이다.

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각료들에게 이집트 사태와 관련 함구령을 내렸다. 자칫 이집트나 주변 아랍국가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각료가 아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할 수 있는 위치다.



페레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그가 했던 모든 일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껏 그랬듯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바라크가 잘한 일 중 하나는 중동의 평화를 지킨 것이고 우리 모두 그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무바라크가 퇴진하면 중동 정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스라엘 언론의 표현은 보다 직설적이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의 칼럼은 '엉클샘(미국)이 등 뒤에서 쏜 총알'이란 제목 아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힐러리 클리턴 국무장관을 겨냥, 미국이 미숙하고 편협된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치 미국이 무바라크 '아웃'을 선택, 이스라엘의 뒤통수를 쳤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현재로선 중동의 대표적 왕정국가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대이집트 관계를 중시하는 이스라엘 정도가 무바라크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불안정성도 확대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이스라엘의 위기감도 고조될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각료들에게 내린 함구령과 달리 주요국의 이스라엘 대사들에게는 이집트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주재국 정부에 강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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