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 빌딩만 9개 '공급폭탄' 현실로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11.02.0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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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원·IFC등 초고층신축에 서울시 개발계획까지 겹쳐

서울시가 여의도 개발계획을 내놓으면서 이 지역 오피스 빌딩 공급 과잉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파크원, IFC 등 주변 초고층 빌딩 개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시 계획에 따라 기존 아파트단지에 70층 높이의 초고층 오피스 빌딩 3개동을 추가로 지을 경우 자칫 공급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 전략정비구역내 들어설 오피스 연면적은 최대 50만㎡로, 전체 계획된 비주거시설 연면적(72만2000㎡)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이들 오피스는 대부분 1구역(2개동)과 2구역(1개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같은 규모는 현재 여의도내 위치한 오피스 연면적(347만㎡)의 14.4%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대부분 개발 완료 시점인 2020년에 몰려 공급될 예정이어서 수요가 뒷받침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근서 건설중인 파크원 등의 초고층 빌딩을 포함할 경우 2020년까지 현재 여의도 전체 오피스 면적의 40% 가량이 신규공급될 것이란 점에서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부동산 전문 컨설팅 업체인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9~55층 규모의 IFC 빌딩 3개동, 55층과 72층짜리 파크원 빌딩 2개동, 50층짜리 전경련 신축 빌딩 등 2015년까지 완공 예정인 여의도 신축 오피스 빌딩의 연면적은 총 88만6600㎡ 규모다. 아직 개발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교원공제회관, 사학연금회관 등의 개발이 추진될 경우 오피스 공급은 이보다 훨씬 늘게 된다.

현재 금융업체들의 여의도 오피스 점유율은 51% 정도로 향후 10년간 공급될 물량과 거의 맞먹는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장기적으로 여의도가 뉴욕의 맨해튼과 같이 글로벌 금융의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심각성이 덜 하겠지만 이처럼 공급이 몰릴 경우 중단기적으론 공급 초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여의도 금융특구가 얼마나 활성화될 지는 모르지만 가뜩이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이같은 여건을 꼼꼼히 따져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여의도 전략정비구역은 기존의 아파트 부지를 서울시가 상업용지로 용도변경까지 해가며 추진하는 사업이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여의도 개발 계획에 마스터 플래너(MP)로 참여한 성균관대 신중진 교수는 "여의도 자체는 물론 영등포 부도심과 주변 용산 개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개발 계획을 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수요조사 결과를 내부자료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수요보다는 낡은 건물에서 신축 건물로 갈아타기하는 수요가 많아 낡은 건물의 공실률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번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계획안에 담긴 금융전략시설이 한강 건너 개발을 추진중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시설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도 공급 과잉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연면적 총 333만㎡ 중 오피스 연면적만 142만6000㎡로 현재 여의도의 43%에 달한다. 또 상업시설 72만3000㎡, 백화점 8만3000㎡, 최고급 호텔 10만3400㎡ 등의 구성도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개발 시설들과 상당부분 비슷하다.

신 교수는 "여의도의 경우 금융지구로 용도가 한정돼 있지만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금융은 물론 다양한 용도로 개발 가능해 중첩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의지구 빌딩 입주 업종을 금융 부문으로만 강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에서 여의도와 용산의 업무시설 중복 논란도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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