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IPO, 실수없는 최고의 딜"

더벨 박준식 기자 2011.01.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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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Best Equity Deal..한투와 골드만 등 드림팀

더벨|이 기사는 01월26일(10:2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10년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이 합작한 삼성생명 기업공개(IPO)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실수가 없었던 최적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투와 골드만은 각각 국내와 해외 모집 대표 주관사를 맡아 국내 사상 최대인 4조8881억 원 규모의 딜을 성공시켰다. 이들은 베스트 하우스가 되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삼성생명 IPO는 100% 구주매출로 거래구조가 짜였다. 삼성차 채권단에 대물 변제된 구주를 실제 채무가치만큼 높여 팔아 10년 넘은 채권채무 관계와 소송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전격적으로 결정된 사안이었다.



삼성생명 스스로는 욕심을 버렸다지만 딜의 관건은 공모가였다. 10년간 쌓인 이자와 이전 원금의 합계액을 채권단이 만족할 정도로 보장하려면 기업 가치를 세밀히 파악해 공모가에 조금이라도 더 반영해야 하는 난제가 있었다.

한투와 골드만이 대표 자문을 수행하는 가운데 공동 자문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메릴린치, 모간스탠리증권 등이 더해져 주관사단의 위용은 유례없이 막강했다. 약 40여 명의 테스크포스(TF)가 딜을 위해 반년 간 밤잠을 반납하고 주야로 뛰었다.

자문단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수요를 삼성생명에 몰아 기업 가치를 집중적으로 높였다. 여기에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 등을 재평가해 장부가상의 저평가 자산의 실제 가치를 높였다. 적법한 수준에서 최대한 리벨류에이션을 시도한 것이다.


국내 대표인 한투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에 배정신청 순서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덕분에 국내 청약 경쟁률은 예측 첫날 2.25대 1을 기록했고 최종 10조8094억 원이 몰려 흥행몰이가 시작됐다.

골드만이 주도한 해외 수요예측은 에쿼티 스토리를 활용해 더 뛰어난 성과를 냈다. 상장을 통해 국내 1위 보험사를 뛰어넘어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런 청사진에 대한투자자들의 기대가 집중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 228곳이 무려 15조7900억 원을 청약금으로 내놓았다.

결국 국내외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대 1을 넘어섰고 공모가는 최상단인 11만 원으로 결정됐다. 주관사들의 활약 속에 일반 청약에는 2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렸다. 투자열기가 타오르자 공모가가 다소 높다는 비판은 뒤로 밀려버렸다.

삼성생명의 공모가 11만 원은 내재가치(EV)에 비해 시가총액(P/EV) 비율로 1.33배에 달했다. 당시 그에 앞서 상장한 일본 다이이치생명의 0.6배보다 두 배 높았던 가치다. 삼성생명에 한 달 앞서 상장한 대한생명의 상장시 P/EV는 1.09배였다.

모든 조건을 감안해도 삼성생명 IPO에는 약 20%의 프리미엄이 얹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딜은 사상최대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남기고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 삼성생명 IPO는

삼성생명 IPO는 100% 구주 매출로 총 4443만7420주를 주당 11만 원에 팔아 역대 최대 기업공개로 기록됐다. 총 발행액은 4조8881억1620만 원. 한투와 골드만이 대표주관사로, 신한금융과 BofA메릴린치, 모간스탠린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여기에 삼성과 동양종금, 우리투자, KB투자, 씨티, 노무라가 인수단으로 일했다.

이 딜은 2009년 11월 17일 발행사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며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같은 달 27일 주관사가 선정되며 속전속결 양상을 보였다. 이듬해 1월22일 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졌고 열띤 경쟁 속에 공모가 마무리되면서 5월12일 상장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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