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 채권시장 밀려오는 중국자본

머니투데이 딜런 우드 인베스트코리아 컨설턴트 2011.01.26 07:51
글자크기
[세계속으로] 채권시장 밀려오는 중국자본


외국인의 한국 국채와 한국은행 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가 올 1월 부활했습니다. 이는 2009년 5월 도입된 외국인 채권 투자 비과세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과세는 2010년 11월13일 이후 매수분부터 적용됩니다. 앞으로 14%의 이자소득세와 20%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를 부활한 것은 환율과 이자를 매개로 단기차익을 노리고 유입되는 핫머니에 대한 투기 억제 효과를 거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 부활 방침이 발표된 이후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국내 채권시장에서 5조300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채권 투자의 대규모 순유출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입니다. 우선 2010년 크게 증가한 외국인의 채권 투자는 같은 해 12월에 자금정리 차원의 순유출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과세 부활이 발표된 이후에는 단기채를 중심으로 순매도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초 실시된 10년 만기 및 5년 만기 국고채 경매에서 각각 연 4.75%와 연 4.3% 이자율로 8000억원과 2조원의 채권이 낙찰되는 등 순매수 기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3.5%로 예상한다면 표면 기대수익은 낮지만 외국인의 채권수요는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외국인의 한국 채권보유액은 74조2000억원으로 전체 채권 상장액의 6.6%를 차지했습니다. 외국인 보유채권 중 미국은 20% 내외의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반해 중국은 전년 대비 약 3배의 상승세를 보이며 보유비중을 9%까지 확대했습니다. 외국인 채권 보유에 대한 과세 이후 한국 채권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선 주요 거대고객인 미국과 신흥세력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한국 채권 투자는 헤지펀드나 골드만삭스, JP모간 같은 투자은행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역대 최저치인 0.2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흥국의 주식, 원자재, 채권 등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때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했던 한국은 2009년 이후 원화가치가 상당부분 회복되었으며, 앞으로도 원화가치의 상승이 예측되어 한국 채권 매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 사이에선 분기별 최대 수익을 거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며, 그 결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보다 단기수익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채권 투자의 경우 이자소득세로 인한 수익 감소가 예상돼 미국투자자는 앞으로 한국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체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중국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2010년 말 현재 2조85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부분이 미국 국채 투자에 집중돼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달러가치 하락의 위험성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 국채를 비롯해 광산, 농업, 심지어 부채위험도가 높은 유럽국가 등으로 투자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국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했습니다. 2010년 말 중국의 한국 국채 보유 규모는 6조57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습니다.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과세 부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4000억원 넘는 채권을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중국은 단기적 수익보다 투자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 장기투자를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국채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 투자 과세 부활로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는 이전에 비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핫머니는 규제하더라도 외국인의 장기적인 국내 채권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선 채권의 보유기간에 따라 이자소득세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