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VIP지점장들이 말하는 2011 투자전략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1.01.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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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VIP 투자전략

'위기가 기회다'란 말을 뒤집어 생각해보자. 기회가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11년 투자자들이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말인 듯싶다. 증시 2000시대를 상징하며 시작된 새해이지만 기회와 위기는 여전히 공존한다.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증권사 VIP지점의 지점장들 역시 이 점을 강조한다. 남영보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이사, 김성동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 강남센터장 , 김민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 하나금융그룹 웰스매니지먼트의 김석구 총괄 본부장을 비롯해 박근훈 금융상품개발 팀장, 이경구 세무팀장 등을 통해 올해 투자방향을 짚어봤다.



그렇다고 한순간 수익을 내 줄 수 있는 거창한 투자대안을 기대하진 말자. 이들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리스크관리다. 증시가 상승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겠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하반기에 닥칠 수 있는 증시 변동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것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최고의 투자전략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이들이 제시한 올해 투자전략을 다섯가지로 요약해봤다. 이어 이들의 시장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해 각각 들어보자.



첫째, 적립식투자를 충실히 하라.
말 그대로 투자의 기본이다.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시장은 돌고 돌기 때문에 좋은 시점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선 꾸준한 적립식투자가 필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올해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재테크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굳은 의지로 적립식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둘째,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라.
올해는 이미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 시작했다. 지수가 앞으로 2300~240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1800~1900선에서 시작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 아닐까?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으므로 올해는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겠다.

셋째, 하반기 변동성에 대비하라.
국내 증시의 상승기조 자체가 무너지진 않겠지만, 분명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런 증시 변동성에 대비하는 최고의 방법은 분산투자다.


넷째, 원자재펀드와 채권 등에 분산하라.
올해 주목할 주요 섹터 중 하나가 원자재다. 범위를 조금 더 좁혀 농산물 투자를 강조하는 증시전문가도 있다. 변동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에 원자재를 일부 편입시키는 것이 좋겠다. 채권에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도 기본이다. 주식 외에 원자재, 채권, ELS, 현금 등 어떤 곳에 어떤 비율로 분산할 것인지 미리 고민해야겠다.

다섯째, IT 자동차 금융 건설 화학 조선업종 등에 주목하라.
주식 직접투자를 한다면 유망 업종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높을 것이다. 지난해 주도주 역할을 했던 IT와 자동차는 올해도 여전히 유망업종으로 꼽힌다. 여기에 금융 및 건설 업종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남영보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이사
"재테크의 기본인 적립식투자를 시작하라"


남영보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이사가 고객들과 상담하며 가장 당부하는 부분이 시장환경의 변화에 잘 맞춰나가라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부동산세대에서 재테크세대로 투자 문화가 변했다는 사실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노후 준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남 이사는 "올해도 부동산보다 환금성이 뛰어난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올해 코스피지수를 대략 2300~2400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2500 이상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줄고 외국인들의 투자 비중은 늘고 있는데 그만큼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업종 대표 종목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시장이 지속적으로 좋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올해도 주식투자자들은 업종 대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현대중공업 (131,500원 ▼1,200 -0.90%), 한진해운 (12원 ▼26 -68.4%) 등 조선 관련주와 경기관련주에 주목하라는 게 남 이사의 조언이다. 물론 IT와 자동차업종은 여전히 국내 증시를 이끄는 축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 같은 우량주 중심의 매매를 하는데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적립식펀드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노후 준비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남 이사는 "30년 폐쇄형으로 가입하라고 권할 만큼 적립식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30년 뒤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것은 결국 적립식펀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별주식, 랩, 거치식펀드, 적립식펀드, ELS 등 다섯가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적어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동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 강남 센터장
"원자재 및 농산물 펀드에 분산투자하라"


김성동 신한금융투자 명품PB센터 강남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의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는 유동성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린 장세이므로 하반기에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 개인들이 시장상황과 달리 엇박자 투자를 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험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면 직접투자 대신 간접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간접투자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랩은 기본적으로 집중투자를 위한 투자상품이지만, 각각 성격이 다른 랩이나 종목 구성이 분산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한 랩을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원자재 및 농산물펀드를 통한 분산투자를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화두가 되고 있으므로 원자재나 농산물 투자를 권한다"며 "특히 농산물은 최근 3년 중 지난 한해만 수익률이 좋았으므로, 아직도 상승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펀드 등이 크게 상승했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지 못한 중국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분산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채권에도 일부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에 관심이 없더라도 전체 자산에서 최소 10% 정도는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라는 것이 김 센터장의 조언이다. 아울러 그는 "효율적 자산배분이 투자수익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위험자산과 비위험자산, 그리고 글로벌자산의 배분이 투자전략의 핵심"이라며 "자산배분에 대해 항상 고민하되 기본을 지키는 선에서 실천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센터장
"기대수익률 낮추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라"


김민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약간의 조정은 있겠지만 우상향 기조는 변함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기선행지수가 턴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이익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코스피지수는 2300~240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증시가 아무리 좋아도 개인들이 직접투자로 지난해만큼의 수익을 내긴 힘들다. 올해는 이미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시점에서 시작했으므로 지수보다 아웃퍼폼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김 센터장의 조언이다.

김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좇아가며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보다 목표치를 낮추고, 분산차원에서 원자재펀드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접투자 차원에서 핵심 종목에 투자하는 랩을 비롯해 예금금리에 플러스알파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원금보장형 ELS에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증시 변동기에 대처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자산분배형펀드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직접투자와 관련해서 김 센터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T, 자동차, 화학업종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금융 및 내수 업종이 올해 새롭게 부각될 업종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 현대차 (251,000원 ▼500 -0.20%), 기아차 (118,000원 ▼300 -0.25%), 현대중공업 (131,500원 ▼1,200 -0.90%), LG화학 (402,500원 ▲7,000 +1.77%), 삼성엔지니어링 (26,450원 ▼100 -0.38%), GS (44,900원 ▲150 +0.34%), SK에너지 (111,100원 ▼1,600 -1.42%) 등을 경기회복과 맞물려 주가가 더욱 올라갈 수 있는 종목들로 꼽았다.

김 센터장은 "투자의 기본은 위험관리라 생각한다. 올바른 위험관리를 위해선 시간과 싸움을 해선 안 된다"며 "시기적으로 위기와 기회를 지나치게 구분하는 것의 의미가 없고, 결국 적립식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석구 하나금융그룹 웰스매니지먼트 총괄 본부장
"주식, 채권, 은행유동성에 적절히 분산하라"


하나금융그룹 웰스매니지먼트 본부의 김석구 총괄 본부장을 비롯해 박근훈, 이경구 팀장은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을 2700대로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증시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 조정이나 변동성에 대해선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김석구 상무는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증시가 올라가는 과정에선 항상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물론 전반적인 기조는 상승장이므로, 주식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건설 업종을 유망하게 본다. 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이익이 개선될 것이고,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건설주도 미분양 해소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결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증시가 아무리 좋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전반적인 자산관리다.

박근훈 팀장은 "주식, 채권, 은행유동성 등을 함께 가져가는 게 자산관리의 기본이다. 또 개인들이 주식 직접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랩이나 ELS 등을 통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자산에서 은행유동성 20%, 주식관련 상품에 35%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형에 투자하는 것이 웰스매니지먼트가 제시하는 표준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결국 웰스메니저먼트 측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점은 분산투자다. 이경구 팀장은 "투자의 기본은 분산투자다. 예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수익성을 목표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반드시 위험성을 감안하고 투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팀장은 "투자 방향을 혼자 힘으로 잡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투자 상품에 대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주는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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