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여유, 속은 팽팽..오바마-후진타오 기자회견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2011.01.20 09:30
글자크기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는 여유와 함께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1시간 넘게 회담을 가진 두 정상은 오후 1시30분 경 백악관 이스트룸에 마련된 회견장에 입장, 약 1시간 가량 회견을 가졌다.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현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 회담 결과를 전하려 했지만 경제, 안보, 인권 등 현안문제에 워낙 시각차가 큰 탓인지 겉도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의 1박2일 일정으로 20일 오바마 대통령의 고향이자 산업도시인 시카고를 방문하는 점을 의식, "기쁘다"고 소감을 말한뒤 "한겨울이어서 워싱턴 보다 불편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순차통역으로 이뤄져 시간이 더 걸렸다. 후 주석이 공개적으로 질문을 받은 것은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의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때는 공동성명서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후 주석은 특유의 긴장되고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기자의 첫 질문에 후 주석이 대답을 않고 넘어가자 실시간 트위터 등에서는 후 주석이 인권문제에 답을 회피했다는 코멘트가 줄을 이었다.

미국의 두번째 질문자가 인권관련 첫질문에 답이 없었다고 따지자 "통역 문제로 오바 대통령에 한 질문인줄 잘못 알아들었다"며 예봉을 비켜갔다. 이어 후 주석은 "인권과 관련해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다"면서도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 원칙하에서 인권관련 대화를 지속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각각 2명의 기자가 두 정상에게 질문을 했다. 티베트 문제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문제 등과 같은 예민한 사안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후 주석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이 참석을 거부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오바마 대통령이 훨씬 더 대답하기 나은 것"고 공을 넘기는 여유도 보였다.

이날 두 정상은 양국관계의 방향을 '협력'으로 설정하는데 합의했지만 환율, 인권, 안보 등 민감한 사안에는 현저한 시각차를 확인했다.

두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솔직하고 실용적이며,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위안화 환율 문제와 관련 "여전히 저평가 됐다.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단도직입적으로 언급했지만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