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팟 랩 규제… 증시 "당혹", 증권주↓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1.01.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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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랩, 목표수익률 제시 안돼"… 증권사들 "준비해 둔 상품 많은데" 전전긍긍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증권사의 스팟랩(Spot Wrap, 목표달성형 랩) 판매를 금지시켰다. 개인과의 계약형태로 설계된 랩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다.

업계는 금감원의 갑작스러운 랩 규제에 당황해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팟 자문형 랩 판매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자문사와 함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 "증권사, 스팟랩 못 판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통해 증권사의 스팟랩 판매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스팟랩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상환하는 랩 상품으로, 증권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자문사들과 함께 자문형 랩을 스팟랩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팟랩 판매를 규제하고 나선 것은 랩 상품이 펀드와 달리 개인과의 계약형태를 띠고 있어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해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에 증권사가 맞춤식 자산관리계좌(랩 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투자권유시 투자자 유형별 일정기간 동안의 가중평균수익률과 최고 최저 수익률을 같이 제시하는 행위 이외의 방법으로 수익률을 제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업계 "마른하늘에 날벼락..랩 전체로 번질까"

금감원이 스팟랩 판매를 금지시키자 증권사 및 자문사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현재 출시를 대기하고 있는 스팟랩이 산적해 있는데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자문형 랩 중에서 주력상품은 스팟랩"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목표수익률만 달성하면 조기에 원금 및 투자 수익을 상환 받을 수 있고, 증권사는 빨리 상환시킬수록 짭짤한 수수료수익을 챙길 수 있다보니 증권사들이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최근 한달새에 7개의 스팟랩을 내놓았으며, 힌국투자증권도 6개 상품을 내놓은 상태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이번 규제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팟랩은 증권사들이 랩의 인기를 이용해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 해보려는 마케팅 수단"이라며, "장기투자에 반하는 이러한 펀드에 대해 감독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감원이 랩 통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다가 자칫 랩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염려돼 무리하게 랩 규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삼성證 주가 급락..관련株 희비 갈려

금감원이 스팟랩 규제 소식에 삼성증권 주가가 급락하는 등 관련주들의 희비고 엇갈리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 주가는 전일보다 6%이상 하락하며 9만원 아래로 내려 앉았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삼성증권이 자문형 랩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스팟랩 규제 소식이 결정적인 하락요인이라는 평가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3%이상 오르며 증권주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펀드판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에 있어 자문형 랩에 대한 규제가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판매는 곧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증권사를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시황과 실적인데, 최근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에 제동이 걸리다보니 주가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감원 스팟 랩 규제… 증시 "당혹", 증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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