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결국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새 리더, '회장'을 뽑는 작업이 마지막 고비가 되겠지요. 사실 회장 선임에 토를 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다만, 정상적인 경로로 인사권을 발휘할 수 있는 지배주주가 없는데다 오랜 기간 일부 주주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전임 회장이 연루된 문제로 홍역을 치른 터라 '새 회장'은 그 자체로 첨예한 이슈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관변 인사'가 회장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하는 회장 인사는 막을 수 있으면 막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합니다.
문제는 '불확실성'입니다. 그 인물이 불확실한 게 아닙니다. 관행과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 이로 인한 비용이 문제가 됩니다. 한 번 보내면 계속 보내게 됩니다. 그런 배경으로 선임된 회장은 그 '배경'과의 '거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번은 그렇지 않은 인물이 등장한다 해도, 그 다음은 또 그런 위험에 노출됩니다. 인사는 쉽게 오염됩니다. 지배주주가 등장하기 어려운 국내 현실에 비춰, 한 번 그런 길로 들어서면 빠져나오는 게 거의 불가능해 집니다. 고위직이 될수록 바깥에 눈을 돌릴 겁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고 휘둘릴 겁니다.
사실 신한금융 사태가 남긴 진한 아쉬움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 금융계의 유일무이한 실험이었고 누가 뭐래도 성공한 모델이었는데, 여기에 흠집이 난 것입니다. 그걸 들쑤셔 상처를 키우고, 출혈이 심한 틈을 타 이물질로 상처를 메우는 건, 정말이지 옳은 치료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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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처를 후유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인물이 새 회장으로 선임돼야 합니다. '관변 인사'의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합니다. 내부 인물이냐, 외부 인물이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영향력 있는 주주들과 신한금융의 오늘을 만든 종사자들이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면 됩니다. 조직을 보듬고 다독일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새 회장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전문성은 '신망'과 '인품'입니다. 그런 회장이어야 논란과 구설에 시달리며 지칠대로 지친 신한금융그룹을 다시 뛰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을 뿐입니다. 재일교포 주주들만 바라보고 있는 건 곤란합니다. 그 논리와 명분에 진심으로 동의한다면, 그렇게 주변을 설득할 수 있다면, 모두를 설득할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