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모인 교육계 수장들, 저마다 '마이웨이'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1.01.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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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주최 신년 교례회에 유력인사 총출동…'리더십 표류, 갈등·대립' 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급식과 관련해 타협점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도 '내 갈 길만 열심히 가겠다'는 뜻을 확고히 해 올 한 해도 교육계가 화합과 타협보다는 갈등과 대립 중심으로 흐를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는 10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교육계 신년 교례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교총 주최로 열려 '서울 교육인 모임' 성격이 강했으나 올해 한국교총 행사로 격상되면서 유력 교육계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번 신년교례회에는 이주호 장관, 변재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진동섭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나근형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곽노현 서울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여·야 국회의원, 오연천 서울대 총장, 김상용 부산교대 총장, 곽덕훈 EBS 사장 등 유력 교육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신년 교례회는 새해 화합과 번영을 다짐하며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지만 이날 행사장은 최근 무상급식 등을 둘러싼 교육계 이념대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포문은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열었다. 행사 주최자이자 초청자임에도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행정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올해를 교권회복의 원년으로 삼아 교원의 정치참여를 요청할 테니 정치권의 전향적 검토를 부탁한다"고 압박했다.

이후 진행된 축사에서 교육계 수장들은 '마이웨이'를 외쳤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해 교육계에 긍정적 변화가 참 많았다"고 평가한 뒤 "올 한 해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 착근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교육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새해 업무계획에서 밝힌 학교안전 강화, 방과후학교 지원 확대, 학교시설 투자 확대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곽노현 교육감의 무상급식) 복병을 만나 설왕설래가 있지만 꿋꿋하게 (발표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보 성향의 곽노현 교육감 역시 학교혁신, 책임교육, 교육격차 해소 등 올 한해 중점 업무계획을 소개하며 흔들림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축사 말씀을 들으며 교육계에 긍정의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넘실거리겠구나 생각했다"면서 이 장관의 핵심단어인 '긍정적 변화'와 자신의 핵심단어인 '혁신의 물결'을 동일하게 놓고 절대 밀릴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참석 인사 중에 교육계 전체를 아우르며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이는 국회 변재일 교과위원장이 유일했다. 변 위원장은 "정책이 창의인성 교육이라는 교육목적에 충실한가를 보지 않고 보수에 맞나 진보에 맞나 이념화된 것 같아 안타까움이 많다"며 "이해집단의 갈등 조정이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갈등조정 문제는 국회의 문제인데 해결을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해 국회의원들간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이날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분 덕담 시간에 "무슨 토론회장 같다"며 교육계가 화합과 소통에 나서자고 제안했지만 각 교육계 수장들은 겉으로도 속으로도 '마이웨이'만 외치고 있어 올해에도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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