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종결자' 키움자산의 펀드운용 철학은?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1.01.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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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

'통큰 치킨'에 이어 '통큰 펀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키움자산운용의 '키움선명e-인덱스펀드'에 붙여진 별명이다. 총보수가 0.07%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박리다매 전략이 아니냐는 업계의 냉소적인 반응도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연말 새롭게 펀드시장에 뛰어든 키움자산운용에 대해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주식매매 최저 수수료를 내세우며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키움증권에 이어 키움자산운용 역시 펀드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인지 주목된다. 어쩌면 파격적인 수수료 책정에 대한 기대와 염려가 반반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의 생각은 어떤지 직접 만나 물었다. 아울러 25년째 증권맨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윤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투자 조언은 무엇인지도 들어봤다.





◆"낮은 수수료 문제될 것 없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최고의 방안은 결국 수수료를 낮추는 일이고, 회사 영업에도 별다른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자산운용업계 최저 수준의 펀드수수료를 책정한 것에 대한 윤 대표의 설명이다. 5000억원 한도로 판매되는 '키움선명e-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펀드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다.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율 때문에 제살깎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윤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인덱스펀드는 기계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회사 운용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그런 점에서 보수를 낮게 책정해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하고 혜택을 누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용상품인 만큼 판매보수를 낮출 수 있었고, 프로모션 비용도 다른 상품에 비해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판매실적이 저조하다는 외부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출시됐을 뿐이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수익률로 검증을 받는다면 판매고는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며 "1월4일까지 4% 정도의 수익을 내면서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만 가자는 안일한 자세는 싫다"

낮은 수수료 때문에 '키움선명e-인덱스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실제로 키움자산운용이 더욱 역점을 두는 펀드는 채권혼합형인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증권1호'와 주식형펀드인 '키움승부증권투자신탁'이다.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증권1호'는 홍콩과 뉴욕에 상장되는 IPO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다. 주식시장이나 지역적 변동성에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키움승부증권투자신탁'은 전형적인 성장형 펀드로, 시기적으로 중요한 3개 업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공격적 성향의 상품이다.

성장형펀드와 관련해 윤 대표는 "누구나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하는 게 성장형펀드다. 그러므로 수익률 극대화에 목표를 두고 운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며 "벤치마크만을 추종하면서 중간만 가자는 식의 안일한 운용은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식투자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윤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돼야 한다고 당부한다. 개인들의 경제 및 투자에 대한 지식수준이 현저히 높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한 말이다.

윤 대표는 "지금 주식투자를 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하는 시기인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시기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현대사회에서 주식은 언제 투자하고 언제 안 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생필품처럼 항상 옆에 달고 살아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투자방법은 개인이 처한 환경과 투자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간접투자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직접투자를 할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과 능력에 따르면 된다.

윤 대표는 "오히려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주식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막상 때가 되면 투자할 용기를 내기 어렵다"며 "그렇다보니 시장이 한참 상승할 때 투자를 시작하는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지 투자자들은 전체 자산 중에서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야 할 뿐 투자적기를 지나치게 따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수영 대표의 세가지 운용 철학

윤수영 대표는 회사경영 및 펀드운용에 대한 철학과 목표를 세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투자의 글로벌화다. 이는 글로벌 투자를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겠다는 윤 대표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윤 대표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기존에 기관들이 제공하는 상품으로는 투자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며 "연 7~10%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상품과 투자전략을 추구하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글로벌 투자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둘째, 거래비용의 최소화다. 그동안 액티브펀드가 주류였지만 앞으로 패시브펀드도 급격히 성장할 것이란 예측에 따른 것이다.

윤 대표는 "종목을 고르는 것 뿐 아니라 인덱스에 투자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며 "패시브 투자로 간다면 거래비용을 최소화해 투자자의 수익을 한층 높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셋째, 투자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개인들이 과거와 달리 투자에 있어 전문화가 됐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투자자들도 나름대로 전문지식과 투자철학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들은 개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정직하게 상품을 내놓고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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