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씨는 다른 전셋집을 찾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금을 올려주기로 했다. 지난해 주택시장에서 전세가격만 유독 치솟은 탓에 다른 지역 전세도 이미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가격 급등과 맞물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규모가 연간 단위 공급 실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국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은 7.1%로,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뛰기 시작했던 2002년(10.1%)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동안 전세가격은 집값이 많이 올랐던 2006년(6.5%)을 제외하면 매년 3%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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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을 우려해 매수를 포기하고 전세로 눌러앉거나,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자가 많아져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전세가격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와 맞물려 2009년 매달 평균 3000억∼4000억 원 수준이던 공사의 전세보증 규모도 올 들어 4000억∼5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집을 사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다 입주물량도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서 전세가격 상승폭이 지난해보다 더 클 것이란 배경에서다.
공사 고위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전세가격 상승은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의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공사는 올해에도 전세자금보증 이용자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전세보증 규모를 더욱 늘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 주택금융공사 '전세자금보증'= 집 없는 서민이 별도의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은행에서 손쉽게 전세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해주는 제도.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와 결혼 예정자, 소득이 있는 단독세대주가 신청 대상자. 개인별로 연 소득의 최대 2.5배(1억5000만원 한도)까지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음. 이용자들이 대출금리 이외에 추가 부담해야 할 보증료는 보증금액의 연 0.2~0.6%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