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연말 잊은 외국인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12.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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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바쁘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못 다한 업무도 마무리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송구영신'(送舊迎新) 인사도 해야 한다. 무언가 일을 벌리기보다는 '정리'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시장에서도 연말이 되면 기관이나 외국인은 장부 마감, 결산(Book Closing)을 한다. 이 기간에는 장부상 수익이나 손실이 급변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결산이 가까울수록 거래가 줄고 변동성도 적어진다.



그런데 외국인이 끊임없이 산다.

2010년 증시 폐장을 3일 앞둔 28일에도 외국인은 2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선 5000계약 넘게 사들이며 지난 9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가장 많은 '쇼핑'을 했다.



연말 배당 막차를 탄 영향이 크다지만 과거와 비교해도 올해 12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코스피증시에서 외국인은 3억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1조9902억원, 2008년에는 6392억원이었다.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7년에는 한국 증시에서 2조106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던졌다.

국내 증시 수급을 쥐고 있는 외국인이 신나게 산 덕에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6.8% 올랐다. 12월 상승률 치곤 높다. 올들어 월간 기준으로도 9월(7.5%)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2월 지수가 이렇게 오르는 건 드물다"며 "보통 12월 중순까지 매수한 후 결산에 나서던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사자'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가 강한 까닭에 오르는 종목도 업종 대표 우량주에 집중돼 있다. 정부의 민간 주택 건설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GS건설 (16,150원 ▼330 -2.00%)이 9% 넘게 뛴 것도, 코스피지수가 오른 것과 달리 코스닥지수가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의 매수 행렬은 자연스럽게 내년 1월로 연결될 전망이다. 내년 장세에 대한 기대감 속에 오히려 매수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말연시 투자 전략에 대한 해답은 외국인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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