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주택 없는 회복'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12.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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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 내년까지 이어질 듯

미국 경기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는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회복 없는 강세장이 지속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오는 28일(뉴욕시간) 발표되는 10월 케이스-실러 20개 중요도시 주택가격지수가 9월보다 1% 하락하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올해 들어 첫 내림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케이스-실러 주택 지수는 전년대비 0.18%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실러 전년동기대비 변동률케이스실러 전년동기대비 변동률


케이스실러지수 전월대비 변동률<br>
▲기간: 2009.9~2010.9<br>
▲자료: 블룸버그케이스실러지수 전월대비 변동률
▲기간: 2009.9~2010.9
▲자료: 블룸버그
미국 증시에서 '고용 없는 성장'은 간간이 있어 왔다. 1991년, 2002년과 최근의 강세장이 대표적 예다.



실업률 하락과 상승은 종종 경기 순환의 자연스러운 국면으로 해석되고, 주식시장은 일자리 회복보다 앞서 랠리를 구가하기도 한다. 불황기에 들어선 기업들이 비용 감소를 위해 고용을 줄이면 기업 마진이 단기적으로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후 기업들이 회복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고용과 투자를 늘리고, 이는 소비자 신뢰 개선으로 연결돼 강세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미국 가계부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적은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골드만삭스가 내년 미 증시 상승률을 20%로 전망하는 등 전문가들이 강세장을 예상하고는 있으나 '주택 없는 성장'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제방송 CNBC의 투자프로그램 '패스트머니'의 책임 프로듀서 존 멀로이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대로 주택 가격이 바닥으로 가기까지 아직 2년, 4년 그 이상이 남았다면,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데도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고 저축이 줄어들 수 있을까"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조슈아 데너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주택 가격 하락세는 부분적으로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 때문이었으나 가격이 떨어진 매물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2년 간 싼 매물이 나오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이 점진적이고 장기적이면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이 제한될 테지만 매물이 나오는 속도가 빨라진다면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주택 압류가 사상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내년 주택 가격 전망에 암운을 드리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 주거용 부동산 매각의 25%는 압류주택이었고, 압류되지 않은 주택에 비해 32% 낮은 가격에 팔렸다.

부동산 자문사 웨이벌리의 앤드류 바르버는 "내년 상반기 동안 미국 주택시장에서 광범위하게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주택 매매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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