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쥐식빵 사건'이 벌어진 숨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0.12.2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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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특수 실종 이미지 타격, 점포 확장 전쟁의 이면이라는 지적도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4일 오후 강남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김희정기자ⓒ↑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4일 오후 강남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김희정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4일 오후 강남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예년 같으면 케이크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너무 한산했다. 점원들만 매장 앞 가판대에 잔뜩 진열된 케이크를 지키고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베이커리 업계가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터진 '쥐식빵' 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구입한 밤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인터넷 게시글이 사회적 이슈로 일파만파로 퍼진 것.



파리바게뜨의 '쥐식빵'이라고 주장한 제보자가 경쟁업체인 뚜레쥬르 가맹점주의 남편으로 밝혀지면서 자작극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쥐식빵 사건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의 정밀 감식 의뢰 등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파리바게뜨는 물론 베이커리 업계 전체가 유무형의 피해를 입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일단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SPC 관계자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진위가 명백히 밝혀져야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 얽혀 있는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 역시 진위가 밝혀져야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연관돼 당혹스럽긴 하지만 경찰이 진위를 밝히기 전까지는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베이커리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다. 업계에선 크리스마스가 1년 케이크 판매량의 30%가 이뤄지는 최대 성수기로 약 2000억원(판매량 1000만개)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파리바게뜨의 경우 이번 사건으로 특판 물량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예년 판매량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장의 판매 결과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건이 터지면 진위 여부를 떠나서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많은 물적·시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쥐식빵'의 진위 여부를 떠나 국내 1,2위 베이커리 업체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얽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총성없는 점포 확장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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