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고층 프리미엄 물거품될라"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2.2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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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남영·문배동 주상복합 스카이라인 변화…용산 계약자들 해약 움직임

ⓒ임종철ⓒ임종철


"조망권 때문에 3000만원 더 주고 고층을 샀는데 말짱 도루묵 됐네요." (동자동 A오피스텔 계약자)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 고층 빌딩 건립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인접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계약자들이 아우성이다. 향이나 층이 좋은 분양권에 붙었던 조망권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주상복합이 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의 경우 문배업무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초고층 업무시설이 들어서 주변 환경과 스카이라인이 바뀌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최근 남영역 근처 원효로1가에서 선보인 B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인근 문배업무지구에 최고 40층의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계획이 결정되면서 계약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문배동 일대 6755㎡의 부지에 최고 130m 높이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세부개발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곳은 용적률 886%를 적용받아 아파트 224가구와 오피스텔 188실이 건립된다. 이 경우 최고 30층으로 지어지는 B주상복합의 최고층에서도 용산국제업무단지와 용산민족공원의 조망을 누리지 못할 공산이 크다.



문배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에 초고층이 들어서 입지가 좋지 않다는 건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라며 "하지만 주변 개발소식을 모르는 외지인들은 잘 모르고 계약한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동자동에서 신규분양한 A주상복합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10월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변경인가로 바로 옆 동자동 제8구역에 최고 27층의 업무빌딩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 업무시설은 당초 912%의 용적률에 91m까지 허용됐지만 이번에 용적률 989%, 높이 119m로 계획이 변경됐다. 최고 층수도 22층에서 27층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A주상복합 고층 계약자들도 서울역 국제컨벤션센터, 남산 등의 조망이 어려울 수 있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계약자들 사이에선 해약 움직임도 일고 있다. 동자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A주상복합의 경우 24~26층과 27~29층의 총 분양가가 1200만~140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데 조망권 때문에 웃돈까지 주고 더 높은 층을 계약했던 사람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11월 이후 해약물량이 몇 건씩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주변 개발소식 등에 항상 귀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산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용산의 경우 주변이 저층 미개발지여서 개발 기대감이 크지만 주변에 초고층이 완공되면 빽빽한 빌딩숲이 돼 입주시 오히려 단지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분양업자들은 단지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은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인근 분양단지 모델하우스나 중개업자 등을 통해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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