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언급 '감기약 슈퍼판매' 다시 불붙나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0.12.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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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서 언급....인터넷 찬성여론 '봇물'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이 대통령은 "미국 같은데 나가 보면 슈퍼마켓에서 약을 사먹는데 한국은 어떻게 하나"라며 각국의 의약품 판매현황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복지부 보고안건에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보고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슈퍼판매에 미온적인 복지부를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복지부의 재검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는 편의성을 앞세운 시민단체와 제약산업 발전과 내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경제부처가 주장해 온 사안이다. 시민단체와 경제부처가 한 목소리를 내는 보기 드문 현안인 셈이다. 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들도 "안전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확고한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오남용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국이 충분히 많다"는 것도 주된 이유다. 영역을 침범당할 위기에 몰린 약사들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야시간 약 구입 불편'을 이유로 허용하자는 주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약사단체인 대한약사회는 지난 8월부터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약국 당 월 600만원 가까운 적자를 내는 등 문제가 많아 계속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편, 이 대통령의 '슈퍼판매'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체로 '찬성' 입장이다.


누리꾼들은 "대통령이 입을 뗀다는 것은 꼭 해결돼야하는 국민불편사항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약 오남용은 핑계일 뿐", "요즘 약국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 "일본 구멍가게에는 없는 약품이 없다", "오남용 때문에 반대한다면 두통약 한통 아니라 한알씩 팔아야 한다", "감기약을 사면서 거부당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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