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전 국가대표 출신 코치 A씨(45)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코치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3월 모 시장배 전국 남녀 중고교 쇼트트랙 대회에서 미리 입상할 선수와 등수를 정해두고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세계 선수권대회 입상자들로 1인당 매월 60~70만원 상당의 사례를 받고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진학률을 높이면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밝혀졌다.
A씨 등은 경기 전 회합을 열고 사전 담합을 한 뒤 경기 당일 입상할 선수들이 순위다툼을 하다 실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통해 1~3위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A씨는 일부 코치들이 담합을 거부하자 '폭탄을 시켜서 싹 쓸어버리겠다'며 협박해, 코치들이 승부 조작에 합의할 수밖에 없도록 하고 기밀유지용 각서까지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특히 A씨는 모 방송국 해설위원으로 지난 3월 곽윤수·이정기 국가대표 '짬짜미' 파동 당시 '조작은 없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A씨 등은 심판진에게 담합을 눈감아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으며, 심판진은 A씨 등의 담합을 알고도 명확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협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에 "제자들이 대학 진학 실패 후 입대하는 등 운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 선수층이 얇아지게 될 것 같아 범행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실제 입상 경력이 없었던 A씨의 선수를 비롯한 입상자 11명 중 다수가 2011학년도 대입 체육 특기자 전형에 응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대표 선발 본선전은 '타임 레이스' 방식을 채택했으나 국가대표 선발 예선전과 그 외 경기들은 아직도 '오픈 레이스'로 진행돼 승부조작 우려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한체육회와 성남시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는 한편, 다른 대회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