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佛 1.2조 대출, 브릿지론 맞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12.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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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선 전략기획본부 사장 밝혀…"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 매각 위법"

현대그룹 "佛 1.2조 대출, 브릿지론 맞다"


현대그룹이 브릿지론 형태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채권단이 계획한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현대상선 (16,180원 ▼340 -2.06%) 보유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종선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빌린 1조2000억원은 브릿지론이 맞다"면서 "이 같은 형태는 대형 인수합병(M&A)에선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을 이끈 실질적인 인물이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측 변호인은 이날 심리에서 "나티시스은행과 넥스젠은 애초부터 현대건설 인수전에 함께 할 생각이었다"면서 "다만 연대보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에서 대출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관련 보증이나 담보는 절대 없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이어 "대출금과 함께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 유상증자를 통해 넥스젠 등 유럽계 투자자, 중동 및 미국 투자자로부터 2조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딜에서는 컨소시엄 변경이 어렵다고 해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을 특수목적회사(SPC)로 쓰기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매각에 대해선 "위법한 행위에 동조할 수 없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8.30%)을 시장이나 연기금 등 제3자에게 분산 매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 사장은 "(채권단의 방안은)현대건설 이사회, 소액주주, 주요주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법 위에 있는 행위로 위법한 행위에 공범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승자의 저주'에 대해서는 "나만큼 이것(승자의 저주)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겠냐"며 "꼼꼼히 자금 조달을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하 사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언급하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 회장이 숱한 고난 속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면서 "현 회장께서 잘 극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해지 금지 가처분을 냈으나 이미 주주협의회에서 MOU해지를 선언함에 따라 양해각서 유지 및 현대차 등에 대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현대건설 주식매각건으로 가처분 신청 내용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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