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그룹 MOU 해지…현대상선 지분 중재할 것"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12.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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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현대차, 현대건설 얻을까… 현대그룹 반발 등 변수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채권단이 20일 현대그룹과의 매각 협상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 (244,000원 ▼3,000 -1.21%)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외 현대건설 인수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에 기회를 주지 않고 매각 중단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은 다시 전체 주주협의회를 열고 현대차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승격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늦어도 연내에는 주주협의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한다. 이 경우, 의결권 75% 이상 동의로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후 실사를 거쳐 80% 이상 동의로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다만 현대그룹의 반발이 문제다. 이날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박탈에 대해 "공정성은 잃어버린 결의는 '무효'"라며 반발했다. 또 현대차그룹으로 협상권이 넘어가는 데 대해 "법과 규정을 무시한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민형사 소송 등에 나설 의지를 밝혔다.



이미 현대그룹은 이날 현대상선 (16,180원 ▼340 -2.06%) 프랑스 법인을 통해 유상증자를 실시, 인수 자금을 조달하겠다며 법정 소송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채권단이 현대그룹을 달래기 위해 2755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및 경영권 보장을 위한 현대차와의 중재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얼마나 받아 들여질 지 미지수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가 현대차에 넘어갈 경우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20.60%)를 포함, 계열사 및 우호지분을 다 합쳐 44%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과 KCC 등 범 현대가 지분은 30%로 8.3% 지분이 현대차 보유가 될 경우 양측의 지분율이 비슷한 수준이 된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엠-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라 현대건설 인수 실패 시 그룹 전체의 경영권 보장이 어려워진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건 이유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 보유 현대상선 지분은 앞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측의 재산이라 채권단이 처분을 강제할 수 없다"며 다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 매각하는 방안이나 시장에 분산매각하는 방안 등 중립적인 처리가 가능하도록 현대차-현대그룹이 협의할 수 있도록 중재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상선 지분 처리에 최대한 협조' 방침과 관련, 현대그룹이 '검토할 가치가 없다, 말도 안된다'고 일축해 무난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불투명하다. 현대상선 지분을 웬만한 가격에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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