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집값은 제자리, 전셋값만 폭등"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2.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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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전셋값 최대 5000만원 상승…방학철 학군수요·서울 전세난으로 수요자 몰려

↑ 분당구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경 ↑ 분당구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아파트 전경


"매매가는 지지부진한데 전셋값만 계속 올라서 문제죠." (경기 분당구 서현동 시범공인 관계자)

겨울방학철을 맞아 경기 분당신도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분당 아파트 전셋값은 0.42% 올랐다. 수도권 지역별 변동률 중 최고 상승폭이다. 분당은 지난달부터 0.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한신의 경우 전용 84㎡ 전셋값이 11월 2억5000만~2억8000만원에서 현재 3억원을 넘어섰다.



분당구 서현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용 84㎡ 전세가는 두달 새 3000만원 가량 올랐다"며 "융자가 없고 수리가 잘 된 곳은 최고 3억3000만원에도 전세물건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야탑동 장미8단지 현대아파트도 지난달에 비해 중소형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1000만원씩 올랐다. 전용 59㎡는 1억7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전용 84㎡는 2억1000만원에서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이다.



분당 "집값은 제자리, 전셋값만 폭등"
이처럼 전셋값이 급등한 이유는 방학철 학군 수요에다 서울 전세난으로 수요자들이 분당까지 이동하고 있어서다.

야탑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분당은 겨울방학 이사 수요가 꾸준해 전통적으로 자녀들의 방학기간에 맞춰 움직임이 많은 곳"이라며 "전세기간 만료후 재계약 사례가 많아 전세물건이 부족한데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타지역에서 분당으로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오는 수요가 많아 물건이 나오는 대로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셋값 강세에도 분당아파트 매매가 회복세는 더디다.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 84㎡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전세가는 5000만원 올랐지만 매매가는 1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서현동 서울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말 이 일대 아파트 84㎡ 전세가가 2억2000만~2억4000만원대였고 매매가는 6억원 초반이었다"며 "현재 전셋값이 2억원 후반대로 최고 5000만원 가량 뛰었지만 매매가는 9월 5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1월 6억원대를 회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분당의 다른 단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자동 상록우성 전용 84㎡는 전세가가 지난해 말 2억2000만원에서 현재 2억7000만원까지 오른 반면 매매가는 6억2000만~6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최고 실거래가인 7억원에 못미친다.

정자동 L공인 관계자는 "판교신도시 개발후 분당 집값은 거품이 빠지고 제자리를 찾고 있다"며 "과거 최고 수준까지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분당의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아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분당아파트는 최근 거래량이 늘었지만 과거 4년간 평균치와 비교할 때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다"며 "가격이 회복된 단지도 전세가 급등으로 세입자가 매매로 돌아섰거나 급매물이 팔린 곳이어서 앞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질지가 집값 회복의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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