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아이폰이 '중국 제품'인 때문이다. 애플이 디자인하고 개발한 아이폰은 각국업체가 제공하는 부품으로 중국에서 최종 조립된다. 애플이 자랑하는 다른 히트상품 아이팟, 아이패드도 매 한가지이다. 처우 문제에 따른 종업원들의 연쇄 자살문제로 따가운 눈총을 받은 대만 혼하이의 자회사인 중국 폭스콘이 전량 조립 생산해 'Made in China' 가 새겨진다.
꼭 그럴까? 이를 분석한 아시아개발은행(ADB) 도쿄연구소의 유킹 싱과 닐 디터트 연구원은 현재 통계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실제 아이폰의 무역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밖에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대당 생산원가가 178.96달러의 아이폰중 조립하는 중국의 노동력이 차지하는 몫은 6.50달러에 불과하다는 것. 오히려 부품의 34%, 13%를 조달하는 일본과 한국이 아이폰 1대당 챙기는 비용이 각각 60.84달러, 23.26달러로 더 많다.
두 연구원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현 통계상의 수치만 갖고 중국의 무역흑자를 공박하고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에는 논리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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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같은 지적은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월 연설에서 “중국에서 조립된 것을 ‘중국산’이라 부르지만 이를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보면 중국에서의 조립에 앞서 수많은 국가들의 상업적 가치가 더해진 것”이라며 “공산품의 원산지에 대한 개념이 점차적으로 쓸모없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라미 총장은 이어 실질 가치를 반영한다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미국 측이 집계한 2268억8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의 무역학'을 둘러싼 이러한 역설은 한미 무역관계에서도 되짚어 볼 만하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시 자동차 '역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지만 GM대우의 생산물량 80~90%가 GM 글로벌 네트워크로 수출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