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내년 '더 힘들다'.. 갚을 돈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12.13 14:55
글자크기

포르투갈 차환발행 성공여부 불투명…유로존 위기 재점화 되나

내년 유로존 국가들이 갚아야 할 돈이 유로 통화 출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에 따르면 유로존 국가들은 내년 5600억 유로(7400달러)를 리파이낸싱(재융자)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올해보다 450억 달러 많은 규모며 유로 공동통화 체제가 출범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이기도 하다.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포르투갈이 내년 치러야 할 상환 압력으로 유럽연합(EU)의 구제 금융을 받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까지 구제 금융에 손을 벌리게 될 경우 불똥이 스페인까지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로 유럽 4위 경제국인 스페인마저 위기에 빠진다면 유로화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포르투갈이 내년 중순까지 갚아야 할 돈은 200억 유로인데, 경기 회복속도가 느린 포르투갈이 이 정도 규모의 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존 스탑포드 인베스테크 자산관리의 채권 대표는 "유로존 국가들은 내년 많은 돈을 빌려야 한다"며 "포르투갈이 압력을 받게 되면서 위기가 깊어지는 상황을 볼 것 같다"고 예상했다.

디폴트 리스크가 증가하며 대형 펀드 등 많은 '큰 손'들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이른바 유로존 '주변국' 채권 매입을 중단했다. 시장은 그리스가 5년 후 도산할 확률을 50%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포르투갈의 디폴트 확률은 30%로 예상하고 있다.

알란 윌더 베어링 자산관리 채권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이 디폴트 리스크 때문에 유로존 주변국에 더 이상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며 "더 안전한 이머징 국채를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로존 정부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가장 활발하게 채권을 발행하는 1월에 투매 공포가 거세질 수 있다. 유니크레디트는 유로존 정부들이 올해 조달이 필요한 9250억 유로 중 1000억 유로를 1월에 조달하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