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노트북 업체들, 혼하이 맞서 '뭉치자'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12.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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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컴팔 일렉트로닉스, 콴타 컴퓨터, 위스트론, 페가트론 등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전 세계 노트북의 90% 제조하는 노트북 PC 제조업체들이다. 이들이 지난해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HP, 델 등의 브랜드로 내놓은 노트북은 1억4700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은 평균 영업총이익률이 2003년 7~8%에서 현재 4% 밑으로 떨어지는 지독한 마진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몇 년 간 PC 부품 사업에 집중해 왔던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업체 혼하이가 노트북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차리며 생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아이폰 등을 만드는 폭스콘을 자회사로 둔 혼하이는 종업원들의 잇단 자살을 이끈 저비용 전략이 '악명' 높은 곳이다. 혼하이는 여러 부품, 완성품을 일괄 제작하는 수직 통합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혼하이의 진입에 맞선 노트북 업체들의 생존전략은 뭉치자는 것이다. 제조업체와 부품업체간의 합병이다. 부품 공정에 각 업체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던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참여할 경우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고 한 번에 많은 양을 생산하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된다는 이점이 있다.



노트북 업체들은 특히 지난 몇 년 간 케이싱, 코넥터 등 중요 부품 사업부문을 합병하는 데 집중했다. 2008년 콴타는 케이싱과 금속부품제조업에 396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듬해 같은 분야에 279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2007년 이후 컴펠의 투자액도 9100만 달러에 달한다.

컴펠의 게리 루 대변인은 핵심 부품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추가적인 부품 제조업체와의 합병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콴타, 위스트론, 페가트론 역시 더 많은 부품 제조업체들과 합병하는 데 관심 있다고 입을 모았다.

4년간 독자적으로 부품을 생산하다 수직통합을 실시한 페가트론은 이러한 투자가 비용절감 뿐 아니라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일조한다고 밝혔다. 배송과 새로운 부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페가트론의 조나단 창 대변인은 “성공적인 수직 통합은 비용 통제에 매우 유용하다"며 "이러한 방식은 전자체품의 수명이 짧은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에게 허용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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