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감위원장이 하나·기업銀 찾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12.09 13:46
글자크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도 큰 관심 보여

지난 6일 방한(訪韓)한 베트남 금융감독위원회(NFSC) 고위 관계자들이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을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레득투이(Le Duc Thuy) NFSC 위원장을 비롯해 총 12명으로 이뤄진 베트남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6일 3박4일 일정으로 우리나라에 왔는데, 7일과 8일 각각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13,390원 ▼30 -0.22%)을 방문했다.



NFSC는 지난 7일 하나은행에서 평소 관심을 둔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된 법, 운영방안 등을 들었다. 하나은행은 2005년 하나금융지주 (61,500원 ▼200 -0.32%)로 탈바꿈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는 등 한 시간가량 관련 내용을 프레젠테이션 했다.

NFSC가 금융지주사에 관심 갖는 이유는 베트남 은행들도 앞으로 국내 은행들처럼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많아서란 분석이다. 현재 베트남엔 국영은행 6개와 민간은행 38개, 외국합작은행 5개, 외국계은행 38 등 경제 규모에 비해 은행들이 많은 편이다.



앞으로 이들 은행이 베트남 경제상황에 따라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덩치를 키울 수도 있고,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NFSC는 특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법을 비롯해 지주회사 관련된 질문이 많이 나왔는데 이번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며 "1지주사내에 듀얼뱅크 체제를 둔다는 것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기업은행에선 NFSC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현황과 노하우를 듣고 갔다. 국내 중소기업 지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의 사례를 통해 베트남 중소기업들에 대한 은행권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책은행이 특수 시중은행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NFSC는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찾았다. 우리 금융당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NFSC는 현재 검사권이 없다. 은행 검사권은 중앙은행에, 증권은 증권위원회, 보험 역시 다른 기관이 검사권을 갖고 있는 형태다. 과거 우리 금융당국이 은행감독위, 증권감독위, 보험감독위 등으로 나눠져 있던 때와 유사하다. NFSC도 앞으로 우리 금융감독원 체제로 변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베트남 금융당국의 이번 방한은 그쪽에서 우리 금융위쪽에 방문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우리 금융당국 시스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나라가 동남아에서 금융위기 극복 모범사례로 알려진 터라 관련 내용을 많이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한편 NFSC는 지난 4일간 우리 정부기관과 금융회사 등 총 10곳을 돌아보고 이날 오후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