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들 봉사하려 줄서는 건국대병원 '정오음악회'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0.12.0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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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시작해 1100회 넘어..봉사 자청하는 연주자들 줄이어

12월 2일 건국대학교 병원 지하 1층 피아노 라운지. 환자와 보호자, 병원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피아니스트 배소림씨와 소프라노 김현나씨가 펼쳐내는 화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배씨(32세)가 건국대학교 병원에서 첫 자원봉사를 한 건 지난 9월. 첫 연주 이후 매달 자원 봉사를 하겠다는 그의 결심은 쉽게 실행될 수 없었다. 건국대병원 연주 자원 봉사를 위해 대기 중인 연주자들이 많아 2달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2달을 기다려 이날 다시 연주에 나선 배씨는 "무대에서의 연주는 가끔 관객과의 단절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연주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며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음악인들이 많아 연주를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놀랐다"고 말했다.

7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정오의 음악회'는 2005년 9월에 시작해 어느덧 1100회를 넘겼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정오부터 건국대병원 지하 1층에서 한 시간 동안 이어지는 '정오의 음악회'는 자원봉사자들의 호응 덕분에, 병원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멋진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측은 음악회 연주자 순서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한다고 한다. 카페 회원은 400명이 넘는 데 학생에서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순수 자원 봉사자들이지만 뮤지컬 음악감독부터 국제대회 경력을 쌓은 피아니스트, 주요 콩쿠르 입상자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연주 분야도 다양해 클래식 피아노 연주는 물론 재즈와 뉴 에이지, 국악, 탭댄스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하고 있으며, 독주와 합주, 소규모 오케스트라, 오페라 전문 합창단, 국악 실내악단 등 연주자 규모도 폭넓게 분포돼 있다.

병원 관계자는 "두 달 전부터는 병원 내 리모델링 관계로 연주 공간이 협소해져 지금은 피아노 솔로나 3중주, 4중주 위주로 공연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년 초 병원이 새롭게 단장하게 되면 확 트이고 쾌적한 공간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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