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 회장은 지난달 12일 멕시코 아카폴코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길에 오르면서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 젊게 해야 한다"고 말해 이들 3세들의 승진이 점쳐졌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이 회장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의 손을 꼭 잡고 등장한 뒤 "딸들 광고 좀 하겠다"며 애정을 표시했다. 이는 딸들의 경영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무는 지난 4월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그를 만나려 직접 인천공항으로 찾아갈 정도로 루이비통 유치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호텔신라의 경영혁신과 실적 개선의 결과물 외에도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낸 것도 이 회장의 '딸 사랑'에 대한 확신이 서게 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하는 점은 이부진 사장 내정자가 그룹 중심으로 나서게 됐다는 점이다. 호텔신라뿐 아니라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 사장으로 승진하고 삼성물산 고문도 함께 맡은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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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삼성은 브리핑을 통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물산 상사고문 겸임은 호텔신라 면세점사업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버랜드 경영전략 사장으로 발령받은 것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재용 사장 내정자와 경쟁구도 유지 외에도 차후 그룹분할을 위한 사전작업을 포석에 둔 인사라는 의견이 재차 재계에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