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사장 "태블릿PC 가장 큰 수혜"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10.11.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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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내년 TSP 실적 LED 2배로 성장.. 올해 '사상최대' 실적 전망

"스마트폰이 달군 시장에 태블릿PC가 불을 끼얹은 격이랄까요. 터치스크린 사업이 '더블'(double)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내년에는 일진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매출이 LED의 2배가 될 겁니다."

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26일 경기 평택 공장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성과 및 내년도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26일 경기 평택 공장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성과 및 내년도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용, 월 매출 5억원.' 지난해 3월 일진디스플 (1,075원 ▲12 +1.13%)레이 신임 대표로 부임한 심임수 전 삼성SDI 부사장은 터치스크린(TSP)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TSP 사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량이 많지도 않은 내비게이션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일진그룹(회장 허진규)의 정보기술(IT) 전문 계열사인 일진디스플레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재인 사파이어웨이퍼를 주력으로 해오다 2008년 TSP 업체 에이터치를 흡수합병,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6일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만난 심 사장은 "다 바꿔야 살 수 있다"고 결심했다며 공장 외형만 남기고 시스템과 설비 등을 차근차근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또 휴대폰 시장 진입이 TSP 사업의 관건이라고 판단, 휴대폰 시장 진출도 준비했다. 특히 당시에는 삼성 재직 시절 개인휴대단말기(PDA)용 터치스크린 사업을 해봤던 게 판단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가 유망 TSP 사업자 선정에 나선 것이다. 심사장은 "6개월만 달라"며 라인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태블릿PC의 흥행을 예견하고 7인치 라인도 별도로 구축했다.

"공장 외형만 그대로 두고 모든 걸 다 바꿨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안됐더라면 갤럭시 탭이 아니라 탭 할아버지가 왔어도 안 됐을 겁니다."

1년8개월에 걸친 노력은 올 11월부터 성과로 본격 가시화됐다. 특히 태블릿PC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 동시에 진입, 10월 10억원이 채 안 되던 TSP 사업 매출이 11월엔 17배 규모로 껑충 뛰었다. 12월 매출은 더 많을 것이라고 심사장은 귀띔했다.


TSP 사업이 이렇게 순조롭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전(全) 공정을 수직계열화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일진디스플레이는 TSP의 핵심기술인 센서에서부터 어셈블리에 이르는 전 공정을 내재화하고 있다.

심 사장은 "TSP는 핵심인 센서에서부터 어셈블리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다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모든 공정을 갖췄기에 일진디스플레이가 태블릿PC 시장의 가장 큰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싹을 띄운 TSP 사업이 내년에는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TPS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라인 증설에 착수, 각각 기존 생산능력 대비 67%, 100%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심사장은 "스마트폰이 달군 시장에 태블릿PC가 불을 끼얹은 격으로 내년에는 TSP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 전체 실적에서 LED대 TSP 비중이 1대2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3분기(누적) 회사 전체 매출이 645억원인 가운데 LED와 TSP 비중이 각각 85.5%(552억원), 13.1%(8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란 평가다.

그는 "TSP 시장 성장은 오래 갈 것이지만 기술이 계속 변화하고 진화할 것"이라며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공격적으로 라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ED용 사파이어웨이퍼 사업은 적기 투자를 통해 현재의 시장 선점효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한솔LCD가 인수한 크리스탈온과 국내 LED 사파이어웨이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LED TV 시장이 내년에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ED 조명시장까지 열리면 웨이퍼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ED 소재 시장을 선점한 데다 TSP마저 안착함에 따라 실적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은 약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심 사장은 보고 있다. 지난해 337억원 대비 약 256%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4분기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예약'했다. 그는 "내년에는 3000억원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열심히 뛰고 있다"고 귀띔했다.

심사장은 "지난해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잘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해라면 올해는 그룹 내에서 일진디스플레이가 효자 노릇을 하기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그룹에서 해보지 않은 신사업을 개척함으로써 제2 도약에 나선 그룹에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임수 사장은=1954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1979년 부산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며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했다. 2001년 삼성SDI LCD사업팀장(상무), 2003년 MD본부장(전무), 2005년 PDP사업부장(부사장)을 지낸 후 2009년 3월부터 일진디스플레이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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