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25시]한화·태광그룹 수사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0.11.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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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수사 막바지‥태광 수사는 '숨고르기' 장기화 조짐

한화·태광그룹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지 3개월을 넘어섰다. 비자금 의혹으로 시작된 수사는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추가 의혹들로 확산되고 있다.

수사 착수 이후 연일 압수수색은 물론 핵심 임직원들을 줄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기대한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그룹 수사 막바지‥김승연 회장 소환 통보

최근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김승연(58) 한화그룹 회장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그룹 총수에게 소환이 통보됨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 9월초 시작된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은 한화그룹의 계열사와 협력사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최상순(64) 한화그룹 부회장과 금춘수(57) 경영기획실 사장 등 한화그룹의 전·현직 임직원 수십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번 수사에서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검찰은 한화그룹이 임직원명의 차명계좌 50여개를 이용, 비자금을 관리해 온 정황을 포착해 규모와 조성경위, 용처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은 주로 한화그룹이 제일화재보험 등 금융계열사의 인수·합병 과정과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김 회장의 친·인척들이 경영에 참여하거나 주주로 있던 기업의 부실을 떠안기 위해 한화그룹 계열사의 3000억원대 자금이 부당지원된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회장에게 26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김 회장의 일정 등으로 소환이 늦춰졌다. 양측은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쯤 김 회장이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 수사는 '숨고르기'‥장기화 조짐

반면 태광그룹 수사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10월 박윤배(53) 서울인베스트 대표의 제보로 시작된 수사는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과 모친 이선애(82) 상무의 자택 등을 잇따라 압수수색하며 속도를 냈다.

수사 대상 역시 이 회장의 외아들 현준(16)군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확대됐고 태광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큐릭스를 편법 인수하고 정관계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다시 불거졌다.

그러나 태광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지난달 26일 그룹의 '2인자' 오용일(60) 부회장을 소환한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오 부회장 소환에 이어 이 회장 일가에 대한 직접 조사도 곧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비켜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통상 수사 초기 진행되는 압수수색을 최근까지 한 것을 두고 "마땅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수사가 해를 넘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수사는 뿌리를 찾아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의혹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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