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이별 수순밟는 현대重 유증 참여할까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0.11.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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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지위 상실 지분율 미련 없어, 현대그룹에 실탄 제공할까 관심

현대중공업 (131,500원 ▼1,200 -0.90%)현대상선 (15,850원 ▼170 -1.06%) 지분 보유의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35,450원 ▲50 +0.14%)을 인수하면서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28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 최대주주는 최근 현대중공업 외 1인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외 14인으로 변경됐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계열사 삼호중공업과 함께 현대상선 지분 총 25.47%를 확보한 최대주주였다. 현대그룹 측이 현대엘리베이터(20.60%)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지분과 우호 지분 등 총 40.24%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은 현대그룹이 갖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에 팔았던 상환우선주 일부의 상환기간이 만료되면서 현대상선이 이를 되사 소각했다. 이에 따라 총 주식수가 줄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22.04%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현대엘리베이터와 계열사,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5.49%가 됐다. 25.47%의 현대중공업 측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최대주주가 된 것.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 양 측은 이번 최대주주 변경에 대해 공히 "큰 의미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최근 현대상선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품에 안긴데 이어 이번에는 현대중공업이 2대주주로 밀려나면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최대주주자리를 내놓으면서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주주 우선배정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증자에 참여하면 현대그룹 쪽에 사실상 1000억원 가량의 실탄을 제공하는 셈이다. 지분율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남 좋은 일을 하겠냐는 것.

현대중공업 측은 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내달께나 결정될 사안인 만큼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영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 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대주주 지위를 잃은 상황에서 굳이 지분율에 연연하지 않을 경우 불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현대상선이 내년 12월에도 나머지 주식을 소각할 예정이라는 점도 현대중공업의 증자 참여 가능성을 낮게 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년에 재차 지분을 소각하면 현대중공업의 추가적인 지분율 하락은 기정사실"이라며 "굳이 지분율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는 상황이어서 현대중공업이 굳이 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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