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AG] 지영준, 심리전 전략 통했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10.11.2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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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준(29·코오롱)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마지막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지영준의 금메달로 한국 남자마라톤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 마라톤 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지영준은 대회 마지막 날인 27일 치러진 남자 마라톤 결승에서 2시간11분11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영준은 레이스 내내 선두권을 지켰다. 12명으로 유지되던 선두그룹은 레이스가 진행될 수록 8명, 6명으로 줄었고, 33km 이후부턴 지난대회 우승자인 케냐 출신인 카타르의 무라바크 하산 샤미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였다.



지영준은 샤미의 신경을 건드리는 전략으로 경쟁을 펼쳤다. 레이스 내내 샤미와 붙어 다니며 심리전을 펼친 것. 지영준의 전략에 말린 샤미는 '멀리 떨어져 뛰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결국 신경전에 말리며 무너졌다.

샤미는 특히 32㎞ 급수대 지점에서 발이 꼬이자 지영준의 등을 손으로 내려치고, 37㎞ 지점 급수대에서는 물병 대신 물을 적신 스펀지만 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서서 자원봉사자에게 항의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샤미와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던 지영준은 37㎞ 코너 부근에서 치고 나가며 샤미와 격차를 벌렸고, 이후 결승선까지 5㎞ 가까이 독주를 펼치며 여유있게 1위로 골인했다. 결승선 골인을 앞두고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자 지영준은 응원단에게 손으로 키스를 보내고 힘차게 팔을 치켜 올리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지영준의 뒤를 이어 기타오카 유키히로(2시간12분46초·일본)와 샤미(카타르·2시간12분53초)가 각각 결승라인을 통과했다.

지영준은 결승테이프를 끊은 뒤 한살배기 아들 윤호군을 끌어안고 결승선 주위를 뛰어다니며 우승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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