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신풍속…묏자리 없어 '바다葬' 유행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11.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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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함 바다에 안치, 산골하면 장례비 환급

최근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중국 상하이에서 망자의 묘를 쓰지 않고 바다에 유골함을 안장하는 새로운 풍속이 등장했다. 나무 아래에 유골을 뿌리는 '수목장(葬)'에 비유하면 '바다장'인 셈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하이의 장례업체 '페이시' 관계자는 상하이 지방정부가 지난해 장례 당 400위안(60달러)의 바다장 보조금을 지급한 이후 올해 상하이의 바다장이 전년보다 10% 늘었다고 밝혔다.



바다장을 치르더라도 망자는 상하이 빈하이 공동묘지에 이름을 남기고 상하이시는 유족들이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디지털 묘비를 제공한다.

경제적으로는 비싼 땅값과 전통 장례 비용을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상하이에서 비석과 함께 묘를 쓰려면 1㎡ 당 5만위안은 써야 하는데 상하이 시민들에게 만만치 않은 돈이다. 바다장을 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다 유골함을 바다에 넣지 않고 화장해 산골하면 장례비를 환급하는 경우도 있다.



또 중국인들은 해마다 청명에 산소를 방문하는데 바다장을 통해 이날 혼잡을 피할 수 있다. 수목장처럼 친환경적인 것도 장점이다.

FT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일상에 바쁜 상하이 시민들이 바다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바다장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가족의 장례를 바다장으로 치른 한 상하이 시민은 "땅은 재생할 수 없는 자원이므로 후손에 돌려줘야 한다"며 "바다 속에도 땅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물론 한국에도 낯선 바다장이 상하이에서 확산되는 것은 급속한 발전을 통해 '상전벽해'를 이루고 있는 중국의 현실도 반영됐다. 어머니 장례를 바다장으로 치렀다는 왕씨 가족은 "중국이 너무 빨리 변해서 땅 위에 묘를 쓰면 10년 뒤 거기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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