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위해 SH공사에서 요청한 출자금을 10분의 1로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부담을 서울시가 산하기관에 모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대부분의 장기전세주택은 SH공사가 택지를 개발해 공급합니다.
SH공사가 최근 공개한 강일지구의 조성원가를 보면, 전용면적 59m²형의 경우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해 모두 m²당 2백84만 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면 할수록 SH공사 재정엔 구멍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SH공사는 장기전세 등 임대주택사업과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출자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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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가 추산한 적정 출자액은 오는 2014년까지 모두 1조 2천15억 원.
SH공사는 그동안 받지 못한 출자액을 포함해 우선 내년까지 9천8백30억 원을 달라고 지난 달 서울시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SH공사가 요구한 출자액을 크게 삭감했습니다.
서울시 주택본부는 요구액이 너무 높다며 출자액을 3천4백39억 원으로 3분의 1로 뚝 깎았습니다.
이 금액은 서울시 기획조정실을 거치며 9백83억 원으로 다시 대폭 하향 조정됐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 / 음성변조
"돈이 없으니까 있는 사업들도 많이 죽이면서 사실상 축소되고, 달란다고 해서 다 줄 수도 없고, 형편에 따라 조정을 해야지."
당초 요청금액의 10분의 1밖에 받지 못하게 되자 SH공사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녹취]SH공사 관계자 / 음성변조
"결국 우리의 부채 상환 계획이 뒤로 미뤄지고 차질이 생기는 거겠죠. 돈은 지원도 안 하면서 시프트만 자꾸 지으라 한다면 산하기관의 부채는 늘어난다.."
서울시는 내년엔 출자액을 낮췄지만, 오는 2014년까지 지급해야 할 출자금은 때맞춰 모두 주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16조 원의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시가 추가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출자액 지급 시기를 대책없이 미루고만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email protecte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