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SH공사 장기전세 출자금 10분의 1 삭감

조정현 MTN기자 2010.11.24 15:58
글자크기
< 앵커멘트 >
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위해 SH공사에서 요청한 출자금을 10분의 1로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부담을 서울시가 산하기관에 모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잡니다.





< 리포트 >
대부분의 장기전세주택은 SH공사가 택지를 개발해 공급합니다.

SH공사가 최근 공개한 강일지구의 조성원가를 보면, 전용면적 59m²형의 경우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해 모두 m²당 2백84만 원이 필요합니다.



장기전세 한 가구를 짓기 위해선 이렇게 2억 2천만 원이 필요하지만, 전세 보증금은 1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결국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면 할수록 SH공사 재정엔 구멍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SH공사는 장기전세 등 임대주택사업과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출자를 받습니다.


SH공사가 추산한 적정 출자액은 오는 2014년까지 모두 1조 2천15억 원.

SH공사는 그동안 받지 못한 출자액을 포함해 우선 내년까지 9천8백30억 원을 달라고 지난 달 서울시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SH공사가 요구한 출자액을 크게 삭감했습니다.

서울시 주택본부는 요구액이 너무 높다며 출자액을 3천4백39억 원으로 3분의 1로 뚝 깎았습니다.

이 금액은 서울시 기획조정실을 거치며 9백83억 원으로 다시 대폭 하향 조정됐습니다.//

[녹취]서울시 관계자 / 음성변조
"돈이 없으니까 있는 사업들도 많이 죽이면서 사실상 축소되고, 달란다고 해서 다 줄 수도 없고, 형편에 따라 조정을 해야지."

당초 요청금액의 10분의 1밖에 받지 못하게 되자 SH공사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녹취]SH공사 관계자 / 음성변조
"결국 우리의 부채 상환 계획이 뒤로 미뤄지고 차질이 생기는 거겠죠. 돈은 지원도 안 하면서 시프트만 자꾸 지으라 한다면 산하기관의 부채는 늘어난다.."

서울시는 내년엔 출자액을 낮췄지만, 오는 2014년까지 지급해야 할 출자금은 때맞춰 모두 주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16조 원의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시가 추가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출자액 지급 시기를 대책없이 미루고만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email protected])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