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머징ETF' 대량 환매…주가조정 신호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11.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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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 6개월만에 자금유출…차익실현 확대 추정

외국인들이 글로벌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TF)에서 6개월여 만에 자금을 빼고 있다. ETF는 차익실현을 위한 '단타'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GEM)에서 지난 주(11일~17일) 9억2400만달러의 순유출을 보였다. GEM펀드에서 주간 단위로 자금 유출을 보인 건 지난 5월20~26일 7억4300만달러가 빠져나간 후 25주,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GEM펀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인도,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에 분산투자한다.



특히 GEM펀드 중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컸다. 지난 주 GEM ETF는 13억1800만달러 감소했다. GEM ETF에서 순유출을 기록한 것도 6개월 여만이다.

ETF는 특정 지수를 따라가며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것으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환금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ETF에서 대량으로 환매가 일어나면 외국인들이 향후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현금화하기 위해 추가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타 성향이 강한 ETF에서 환매가 일어나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뿐 아니라 수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후 회복 기간인 2009년 이후 ETF가 큰 폭의 순유출을 보인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총 4번 있었으며 이 기간 주가는 조정을 받거나 횡보했다.

여기에 외국인들은 현·선물 차익거래용으로 ETF를 환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차익거래 시 지수의 대표 종목으로 꾸린 주식 바스켓을 매수하는 대신 ETF를 투자한다. 바스켓을 사면 나중에 주식을 매도할 경우 증권거래세 0.3%를 내야 하지만, ETF의 경우 세금을 0.1%만 내면 되므로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기 때문.


ETF를 통해 차익거래를 시도했다면 이익을 거두기 위해 특정 시점에 ETF를 매도하고 주식 선물을 매수해야 한다. 지난 11·11 옵션만기 '쇼크' 당시 외국인들이 매도차익거래(ETF매도+선물매수)에 현물 매도 대신에 ETF를 환매하면서 GEM펀드의 자금 유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TF는 가입과 환매의 편리성이 높지만 수급 측면에선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자금이 한 번 빠지면 대량으로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ETF는 차익거래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ETF의 대량 유출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이머징ETF' 대량 환매…주가조정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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