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총장 선거 '10인 10색'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0.1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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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학교(총장 이기수)가 차기 총장 선거철을 맞아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22일 고려대에 따르면 10명의 후보들은 지난 16일에서 18일까지 교수의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최근 5년간 세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200위권 밖으로 밀린 것에 위기감을 갖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결책 모색을 다짐했다.

염재호 정경대 교수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전담하는 인재개발 부총장을 만들고 연구를 기획·조정하는 연구 부총장제 도입을 약속했다. 이만우 정경대 교수는 대외부총장 신설 및 단과대별 발전위 구성을 통한 모금활동 강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장하성 경영대 교수는 자신의 모금활동 경험을 내세우며 임기 동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추정되는 5900여억원 중 2000억원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김병철 생명과학대 교수는 시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미래전략기획실 신설과 우수 교수 특진제 도입을 내세웠다.

김호영 공과대 교수는 매년 8~12개의 융·복합 연구단을 만들어 매년 연구비 10억원 지원을 약속했고 채이식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젊고 유능한 교수 영입 및 육성에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보직교수를 지낸 경험을 강조하며 각종 사업 관련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내세우는 후보도 있었다. 이두희 경영대 교수는 평생교육원의 비학위과정 활성화, 원천 기술·특허의 수익화, 외국인 학생 1만명 유치 등으로 4년간 519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도 있었다. 이장로 경영대 교수는 남북통일에 대비해 평양이나 개성에 무역경영대학원 설립 추진을 약속했다.

이광현 경상대 교수는 고려대 의료원이 삼성 및 아산병원을 비롯한 경쟁병원들에 뒤처지고 있다며 안산병원을 매각, 안암·구로병원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고려대가 시류와 유행을 뒤쫓는 대학이 된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허훈 과학기술대 교수는 "고려대가 사회적 의제 선점과 해결책 제시 등의 방법으로 명분과 존재 이유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학교법인 중앙학원은 지난 9일 총장 후보자 공개모집을 마감했다. 안암캠퍼스에서 장하성·이장로·이두희(경영대학), 채이식(법학전문대학원), 김병철(생명과학대학), 염재호·이만우(정경대학), 김호영(공과대학)교수 등 8명이, 세종캠퍼스에서는 허훈(과학기술대학), 이광현(경상대학)교수 등 2명이 나서 총 10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 말 쯤 전체 교수가 명수 제한 없이 총장 적합자로 판단되는 후보를 선택해 기표하는 '교수 예비심사'가 열리며 이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후보별로 점수를 매겨 최종 후보자 3명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자가 선정되면 학교법인 중앙학원이 이들 중 1명을 현 총장의 임기만료 40일 전까지 차기 총장으로 임명하며 임기는 내년 3월부터다.

한편, 고려대는 이번 선거부터 어윤대 전 총장의 연임 실패 당시 논란이 일었던 '네거티브(부적합자) 투표 방식'을 '포지티브(적합자) 방식'으로 변경했다. 2006년 말 선거에 나섰던 어 전 총장은 1차 교수회의 투표에서 후보 9명 중 2번째로 많은 '부적격표'를 받아 후보군에서 탈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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