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인수 후보로 결정되자 건설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혼란에 빠졌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으로 피인수를 전제로 매수를 권해왔기 때문이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인수가 5조5000억원을 써낸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건설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했다. 현대그룹이 '승자의 저주'에 걸려들어 차입금 상환에 현대건설의 자산이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호그룹과 대우건설의 '잘못된 만남'을 상기하는 듯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전부터 고민 중이지만 답이 안나온다. 사라고 해야 할지 팔라고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현대증권이 주축이 돼 인수 자금을 모으고 전체 인수대금 중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20%정도를 끌어온 것은 당초 예상보다 부담이 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현대 계열사들의 영업에 의한 현금 창출 능력이 차입을 상환하는 데 지장이 없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