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탈의중' 양극 반응, 재치vs수치

머니투데이 박민정 인턴기자 2010.11.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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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 탈의중 가림막 ⓒ이동훈 기자 ↑이순신장군 탈의중 가림막 ⓒ이동훈 기자


↑이순신장군 탈의중 가림막 ⓒ이동훈 기자 ↑이순신장군 탈의중 가림막 ⓒ이동훈 기자
42년간 서울 광화문을 지키던 이순신 동상이 떠난 자리에 '탈의중'이라고 적힌 가림용 작품이 설치돼 시민들이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재치있는 작품이다" "이순신 장군의 부재를 센스있게 알리고 있다"는 우호적인 반응도 있으나나 "칸막이 쳐놓고 '탈의중'이라고 써놓은 것은 보기 안 좋다" "어쩐지 좀 부끄럽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탈의중' 가림용 작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이순신 장군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느낌이다"는 의견이다.

14일 오전 서울시는 대대적인 수리를 위해 이순신 동상을 경기 이천의 공장으로 이동시키고 그 자리에 뉴욕에서 활동중인 광고전문가 이제석(28)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다.



이 작품은 4면이 모두 흰색인 구조물 정면 출입문에는 '탈의중'이라는 표지판과 손잡이가 붙어 있고 갑옷이 위쪽에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또 '이순신 장군이 새 갑옷으로 갈아입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5일 서울시 균형발전추진과 신상철 과장은 "이순신 동상 내시경 검사 결과 표면에 균열이 발견됐고 내부의 가로 철봉이 부식되는 등의 문제가 발견돼 보수·보강작업을 받을 예정이다. 이순신 장군이 아프다고 하기에는 시민들이 실망할 것 같아 '탈의중'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또 "'탈의중' 가림막이 인기가 없으면 다른 가림막으로 교체할 것이다. 자리를 비운 이순신 동상 대신 이 구조물이 시민들의 쓸쓸함을 달래주고 즐거움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림막으로는 4면에서 동상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미리 찍어둔 동상 사진이 걸릴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동상 보수기간 동안 거북선이 있던 자리에 시민들이 이순신 장군 복장을 하고 사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동상 기단 하단부에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해 이순신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68년 제작된 이래 42년간 광화문을 지켜왔던 이순신 동상은 40여일간 보수·보강 작업을 마친 뒤 다음달 22일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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