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중동 건설시장 명성으로 싱가포르 첫발

머니투데이 마리나베이(싱가포르)=송지유 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2010.11.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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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는다 ②아시아편(1)]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 2교대 24시간 풀가동…2012년 기초 본공사 완료
- 146년 사토공업사와 협력 지하구조 최고 기술력


↑대림산업이 시공중인 싱가포르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현장ⓒ이명근 기자↑대림산업이 시공중인 싱가포르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현장ⓒ이명근 기자


"싱가포르 진출 첫 프로젝트인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싱가포르 건설시장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겠습니다."



강석기 대림산업 (58,500원 ▲1,800 +3.17%) 싱가포르 마리나해안고속도로 C487 현장 소장(상무)이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중동 플랜트 부문에 회사의 역량이 집중돼 있어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사업에 다소 소홀했지만 첫 발을 내디딘 이상 건설명가로서 뚝심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의 싱가포르 건설시장 입문작은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이 공사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가 지난 2008년 발주한 총 연장 5㎞(6개 공구), 왕복 10차선 규모로 터널 3.5㎞, 환기빌딩 2개, 기존 이스트코스트 파크웨이 고속도로(EPC) 고속도로 우회로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림산업 외에도 삼성물산, 쌍용건설 등 한국 건설사들이 4개 공구를 시공해 '코리안해안 지하고속도로'라고도 불린다.



대림산업은 이 중 창이공항에서 기존 ECP로 연결되는 진입구간(C487) 700m의 공사를 맡았다. 총 공사비는 5억6400만달러(한화 6200억원). 대림산업은 일본의 사토공업사(Sato-Kogyo)와 공동 수주했으며 보유지분은 약 84%다. 사토공업사는 146년의 역사를 가진 터널과 지하구조물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이 회사와 조인트벤처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은 국내업체 중 대림이 처음이다.

↑강석기 대림산업 싱가포르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현장소장ⓒ이명근 기자↑강석기 대림산업 싱가포르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현장소장ⓒ이명근 기자
대림산업 역시 불안정한 싱가포르 매립층을 단단하게 만드는 공법에 주력하고 있다. 강 소장은 "유럽에서 항만축조공사때 주로 쓰는 시트파일을 배면토압 지지, 차수 기능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며 "발주처 설계요구 조건에 충족하도록 강관파일은 평균 70m, 시트파일은 27m 깊이까지 항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ECP 아래에 건설되는 지하터널 부분인 만큼 차량 통행중인 고속도로 본선 및 2개 지선도로를 단계적으로 우회하는 작업도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최대 난공사 구간으로 꼽힌다. 대림산업은 고속도로 우회를 위해 지선도로 뿐 아니라 왕복 8차선에 달하는 본선까지 복공판을 설치하는 공법을 적용키로 했다.


준공은 오는 2013년 6월. 앞으로 2년 7개월 정도 남아 있지만 시설물 등 공사를 위해 기초 본공사를 2012년까지 마쳐야 해 공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강 소장은 "설계와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디자인&빌드 방식이어서 공기가 빡빡하다"며 "주말도 없이 현장 인력을 2교대로 24시간 풀가동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건설시장에선 명성이 자자한 대표 건설사지만 싱가포르에선 다소 생소한 대림산업이 대규모 토목사업을 따낸 것은 탄탄한 기술력과 역사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71주년을 맞는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건설사 중에는 유일하게 55년간 '국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외건설 첫 장을 연 건설사라는 수식어도 따라 붙는다.

대림산업은 올들어 11월 현재 해외에서만 31억달러 수주고를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대림산업의 텃밭인 중동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대규모 토목공사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추가로 일감을 따낼 계획이다.

강 소장은 "싱가포르에서 도심지하철 3단계 등 대규모 토목공사 물량이 계속 쏟아질 것"이라며 "최근 싱가포르 시장에 새롭게 노크하는 경쟁사들이 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공사를 반드시 수주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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