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리 인상 앞당기나..내주 금통위 주목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11.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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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핫머니 부담에 긴축 강화 예상

중국이 경제의 과열 양상에 금리 인상 등 긴축책의 고삐를 죌 지 주목된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QE2)에 따른 핫머니의 '밀물'이 우려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박이 목표치를 상회하는 등 중국 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 여부에 이상 징후가 감지된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 인상을 지시했던 인민은행이 더 나아가 다음주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길에 나설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지준율 인상, 본격 출구를 향한 시동?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50bp 올렸다. 올 들어 4번째 지준율 인상이자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20일만의 추가 긴축 움직임이다.
로이터는 중국은행(BoC), 교통은행 등 일부 대형은행의 경우는 지준율100bp(1%포인트)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이처럼 지준율 인상에 나선 것은 지난 3일 6000억달러로 규모로 단행된 미국의 QE2에 대한 대응과 국내에서 가중되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지준율 인상 발표 다음날인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4.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의 통제 목표 3%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4%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오름세도 5%에 이르며 예상치를 상회했다. 10월 소매판매는 무려 18.6% 급증했고 산업생산은 다소 완화됐다곤 하지만 13.1% 증가하며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 넘치는 유동성, 물가 더 오른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움직임이 단기간에 멈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넘치는 유동성이 거듭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2조6500억달러로, 세계 최대다. 10월 신규 대출은 5877억위안으로, 전월의 5950억위안은 밑돌았지만 예상치 4500억달러는 대폭 상회했다. 10월 부동산 가격은 8.6% 올랐다. 올해 1~10월 도시지역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24.4% 증가했다.

미국, 유럽국들이 '환율 문제'로 눈여겨보고 있는 무역흑자규모도 전달에 비해 100억달러나 증가했다.

교통은행은 11일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10월 정점을 찍은 11월과 12월엔 하향곡선을 그리겠지만 식품 가격, 임금, 수입물가 등의 상승이 예상되는 내년 초부터 인플레이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는 기존 3.4%이던 중국의 내년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로 상향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의 CPI 상승률이 6%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 내주 금통위 주목

경기 진정 노력이 여전히 가시적 성과를 맺지 못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본격적인 통화긴축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커져가고 있다.

11일의 지준율 인상은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선제적 결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는 예고와도 같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매우 신중한 편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금리 인상 이전 2년여 동안 금리를 한자리에 묶어뒀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경우, 금리 차와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해외 투기자금(핫머니)이 쏟아져 들어와 유동성 과잉 현상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예정된 인민은행 금융통화정책회의가 더욱 주목된다. 인민은행의 입장 정리는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본격적인 긴축과 핫머니 억제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느냐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골드만삭스, 투자자에 중국 투자 철수 조언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금리 인상이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 투자를 거둬들이라고 귀띔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로빈 브룩스와 도미니크 윌슨은 11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한 금리 인상이 중국 증시 투자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즉 H주 투자에서 철수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4월 H주 매입 권고를 이번에 철회한 셈이다.

브룩스와 윌슨은 특히 인플레이션 움직임이 정책 결정자들의 안심권(comport zone) '위'에 있다면서 추가 긴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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