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급등에 금 파생상품도 '방긋'(상보)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임상연 기자 2010.11.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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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금선물 거래량 사상최고..'매수'시 수익률 109%, ETF도 승승장구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금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미니금선물시장은 거래량이 1200계약을 넘어서면서 상장 이래 최고 거래량을 자랑했다.

미니금선물은 지난 9월13일 개설된 이후 10월까지 평균 500계약을 밑돌았지만 11월 들어 이전보다 거래량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1198계약으로 개설 이래 첫 1000계약대를 돌파했으며, 이날 1268계약으로 이전 최고기록을 뛰어넘었다.



미니금선물시장이 열렸던 당시 가격인 4만6000원(g당)에 '매수'포지션을 취해 이날 중간정도 가격인 5만500원에 팔았다면 약 두 달간 수익률이 108.6%에 달한다.

기본 1계약 단위인 100g으로 계산할 때 460만원에 매수해서 505만원에 팔았기 때문에 45만원의 이익이 난다. 여기에 최소 증거금인 9%(41만4000원)만 투자했다고 한다면 수익률은 108.6%가 되는 것이다. 물론 매도포지션을 취했을 경우엔 손실률이 그만큼 커진다.



특히 이날 미니금선물 거래량에는 시장조성물량이 아닌 순수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승 한국거래소 파생상품 본부장보(상무)는 "지난 2일에는 증권선물(시장조성) 물량이 87.0%, 개인의 비중은 9.6%정도였는데 이날엔 시장조성 물량은 67.9%로 줄어든 반면 개인의 비중이 32.1%로 늘어나 질적으로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1410달러로 마감해 사상최고치를 돌파했다. 금값이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금값과 연동돼 수익이 결정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 투자상품도 승승장구다.


이날 거래소에서 금ETF인 HIT 골드 (0원 %)는 전일대비 1.63% 오른 7775원에 장을 마감했다. 나흘 연속 상승으로 장 중 한때 7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HIT 골드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금ETF 4종목에 투자하는 해외 재간접형 상장지수펀드다.

HIT 골드는 기본적으로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지만 환헤지가 돼 있지 않아 원/달러 환율 변동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제 금값의 상승폭에 비해 HIT 골드의 수익률이 낮은 것도 원/달러 환율이 하향 곡선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ETF인 KODEX 골드선물(H)은 0.84% 하락한 1만6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KODEX 골드선물(H)은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전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하며 최고가(1만785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KODEX 골드선물(H)는 재간접형 펀드인 HIT 골드와 달리 금 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초지수는 기초지수는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S&P GSCI(스텐다드푸어스 골드만삭스 원자재 가격지수) 금 지수다. 또 환율 변동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헤지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 전문가, "금값 상승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값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단기간 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값 급등에 금 파생상품도 '방긋'(상보)


이규원 우리선물 연구원은 "올 초 대비 다른 상품의 상승률과 비교해 볼 때 지난 27일 기준 금 상승률은 18.9%인 반면 커피나 은, 원당 등은 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며 "금값만 거품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이벤트 등으로 인한 실수요 증가 등으로 11월에도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또 지난 10년간 두 차례만 제외하고 11월엔 전통적으로 금값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값이 급등한 데는 달러 약세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금값과 달러는 역의 상관관계가 뚜렷해 금은 통상적으로 달러 대체수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달러 대신 금에 몰리는 유동성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값 급등에 금 파생상품도 '방긋'(상보)
현대인베스트먼트 금ETF 운용 관계자는 "미국의 헤지펀드사와 스마트머니들이 금시장에 유입되면서 전 세계 실물 금 ETF잔고가 2100톤을 넘어가는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 관련 펀드에 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9월 한 달간 러시아가 금을 매입한 양만도 22톤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여서 금값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 7월까지 중국이 454톤을, 러시아가 276톤을, 인도가 200톤, 사우디아라비아가 180톤의 금을 각각 추가로 매입했다.

◇금값 가격 변동성 커.."리스크 관리 필요" 주문도

하지만 금값 상승에는 '핫머니' 유입에 의한 성격도 있는 만큼 언제든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팀장은 "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고 달러 약세 상황에서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금값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거액 자산가라면 금괴 등 실물투자가 나쁘지 않겠지만 소액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금 DLS(파생결합증권) 등 안전장치가 있는 상품 쪽이 더 낫다"고 조언했다. 금 DLS상품 가운데는 원금보장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된 상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이 포함된 상품 DLS를 공모하는 증권사로는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이전에 금관련 DLS 공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추가적으로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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