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시장, 美 양적완화 타고 '고공 행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11.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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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400弗 조기 돌파 가능…유가는 금융위기 전 수준 회복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에 따른 약달러기조가 글로벌 원자재가격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존 3000억달러 채권재매입 프로그램에 더해 6000억달러를 새로 풀며 늘어날 유동성과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원자재 상품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것.

특히 달러 약세는 4, 5일 연달아 통화정책회의를 연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이 추가 부양에 나서지 않기로 함에 따라 더욱 굳어져 상품가의 ‘슈퍼 사이클’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값 1400弗 돌파 ‘코앞’, 유가 위기 전 수준 회복= 최근 다소 부진을 보이던 금값의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금 12월물은 4일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일 대비 45.50달러(3.4%) 뛴 온스당 1383.10으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이자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3월19일 이후 최대이다. 금의 폭주는 장 마감에도 그치지 않았다. 금 선물은 시간외 거래에서 1393.40달러까지 치솟으며 1400달러 돌파도 목전에 뒀다.



금 선물은 연준의 QE2 발표가 나온 3일이후 5일까지 이틀동안에만 3.8%이상 뛰었다. 약달러가 이어질 경우 금 신봉자들이 예견한 1400달러 돌파 시점이 연말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유가도 새 기록을 세웠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1.80달러(2.1%) 오른 배럴당 86.49달러로 거래를 마친데 이어 5일 전자거래에서 상승세를 지속해 배럴당 87.22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9월이후 장중 최고가로 4일 뉴욕 증시의 다우종합지수가 위기전 수준을 회복한 것 처럼 유가도 위기전 상황으로 환원됐다.

비철금속 가격도 강세다. 구리, 아연, 납 등 6개 비철금속의 선물 가격을 지수화한 LME지수는 5일 오후 현재 87.1을 기록, 미국 양적완화 결정 이후 3.5% 뛰었다.
글로벌 식품가격 역시 양적완화를 계기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간다.


3월 인도분 설탕가격은 파운드당 31.66센트를 기록, 30년 최고가를 재경신했으며 11월 인도분 오렌지 주스 선물은 3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무가격도 30년래 고점을 쳤다.

◇디플레 잡으려다 인플레에 죽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QE2에 대해 고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을 잠재우기 위한 인플레이션 유발이라고 해명했다. 장기 디플레의 늪에 빠진 일본은 약달러에 따른 엔고 가중 우려보다는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 효과를 더 반기는 분위기이다. 일본 도쿄증시는 이틀 연속 2%, 3% 급등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달러 약세에 따른 원자재 상품 랠리는 이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는 신흥국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식료품가 상승으로 이미 농산물 가격이 인플레 압박을 가중시키는 '애그플레이션'이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 국이 환율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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